Chapter 13

공액계와 UV–Vis 분광법

당근이 주황색이고 토마토가 빨간 까닭은 같다. β-카로텐과 라이코펜 분자에는 이중 결합과 단일 결합이 열한 번 번갈아 늘어서 있고, 그 위의 π 전자는 한 결합에 묶이지 않고 사슬 전체에 퍼져 있다. 이렇게 p 오비탈이 이어진 계가 공액계다. 공액이 길어질수록 가장 높은 채워진 오비탈(HOMO)과 가장 낮은 빈 오비탈(LUMO) 사이가 좁아지고, 분자는 더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에틸렌은 진공 자외선을, 뷰타다이엔은 217 nm를, β-카로텐은 파란빛(약 450 nm)을 먹고 나머지 주황을 우리 눈에 돌려준다. 이 장은 공액이 만드는 세 가지 결과를 다룬다. 첫째는 안정성(공액 다이엔, 알릴 양이온), 둘째는 반응성(1,4-첨가와 딜스–알더 반응), 셋째는 빛과의 상호작용(UV–Vis, 색, 노광 파장과 OLED)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마지막 것은 특히 절실하다. 노광 파장이 365 nm에서 248, 193 nm로 짧아질 때마다 레지스트 수지를 통째로 바꿔야 했던 이유가 바로 방향족 고리의 π→π* 흡수다. 아래 그림에서 사슬 끝을 끌어 이중 결합 수를 바꿔 보라.

사슬 끝 핸들을 좌우로 끌거나 아래 스펙트럼을 눌러 보세요

알릴계와 휘켈 분자 오비탈

2장에서 공명 구조를 그릴 때 이미 공액을 만났다. 이중 결합 옆 탄소에 빈 p 오비탈(양이온), 홀전자 하나(라디칼), 전자쌍(음이온)이 있으면 그 오비탈이 π 결합의 p 오비탈과 나란히 겹친다. 이렇게 세 개 이상의 p 오비탈이 연달아 겹친 계를 공액계(conjugated system)라 한다. 가장 작은 공액계가 프로펜에서 수소 하나를 뗀 알릴(allyl)기 CH₂=CH–CH₂–다. 알릴 양이온은 공명 구조 두 개로 그려지고, 양전하는 C1과 C3에 반씩 나뉜다. 그래서 1차 탄소 양이온인데도 2차 양이온만큼 안정하다(6장, 8장).

공명 구조는 편리하지만 숫자를 주지 않는다. 양 끝에 전하가 정확히 얼마씩 있는지, 공액이 에너지를 얼마나 낮추는지, 어떤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지는 π 전자의 분자 오비탈을 계산해야 나온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1931년 휘켈(E. Hückel)이 제안한 휘켈 분자 오비탈법(Hückel molecular orbital method, HMO)이다. σ 골격은 그대로 두고 π 전자만 다룬다. 각 탄소의 p 오비탈 \(\phi_j\)를 섞어 분자 오비탈 \(\psi=\sum_j c_j\phi_j\)를 만들고, 다음 세 가지로 문제를 단순화한다.

휘켈 근사

① 모든 탄소 p 오비탈의 에너지는 같다: 쿨롱 적분(Coulomb integral) \(\alpha\). ② 결합으로 이어진 이웃 p 오비탈 사이에만 상호작용이 있다: 공명 적분(resonance integral) \(\beta\)(음수). 이웃이 아니면 0. ③ 서로 다른 원자의 오비탈 겹침 적분은 0으로 둔다. 그러면 오비탈 에너지는 \(E=\alpha+x\beta\)이고, \(x\)는 원자의 연결 상태를 나타낸 행렬(이웃이면 1)의 고윳값이다. \(\beta\)가 음수이므로 \(x\)가 클수록 안정하다.

알릴계(탄소 셋, C1–C2–C3)에서는 세 \(c_j\)에 대한 연립 방정식이 0이 아닌 해를 가질 조건, 즉 영년 행렬식(secular determinant)이 0이라는 조건을 풀면 된다.

$$\begin{vmatrix} -x & 1 & 0\\ 1 & -x & 1\\ 0 & 1 & -x\end{vmatrix} = -x^3+2x = 0 \quad\Rightarrow\quad x=\sqrt2,\ 0,\ -\sqrt2$$
에너지는 \(\psi_1=\alpha+1.414\beta\)(결합성), \(\psi_2=\alpha\)(비결합성), \(\psi_3=\alpha-1.414\beta\)(반결합성). 계수는 \(\psi_1=(\tfrac12,\tfrac1{\sqrt2},\tfrac12)\), \(\psi_2=(\tfrac1{\sqrt2},0,-\tfrac1{\sqrt2})\), \(\psi_3=(\tfrac12,-\tfrac1{\sqrt2},\tfrac12)\).
E α ψ₃ = α − 1.414β 마디 2개 ψ₂ = α 마디 1개 (C2 위) ψ₁ = α + 1.414β 마디 0개 C1C2C3
알릴계의 세 π 분자 오비탈. 로브 크기는 계수의 크기, 색은 부호다. 에너지가 높아질수록 마디(빨간 점선, 계수 부호가 바뀌는 자리)가 하나씩 는다. 비결합성 ψ₂는 가운데 탄소에 계수가 0이어서 C1과 C3에만 퍼져 있다.

세 화학종은 오비탈은 같고 전자 수만 다르다. 양이온(π 전자 2개)은 ψ₁만 채우고, 라디칼(3개)은 ψ₂에 하나, 음이온(4개)은 ψ₂에 둘을 더 넣는다. ψ₂의 에너지가 α 그대로이므로 세 화학종의 π 결합 에너지는 모두 \(2\alpha+2.828\beta\)에 ψ₂ 전자의 \(\alpha\)를 더한 값이다. 탄소 \(j\)의 π 전자 밀도 \(q_j=\sum_k n_k c_{kj}^2\)(\(n_k\)는 \(k\)번 오비탈의 전자 수)를 계산하면 공명 구조의 그림이 숫자로 바뀐다.

화학종
MINI LAB알릴 3형제. 왼쪽은 준위와 전자, 오른쪽은 탄소마다의 π 전하(양이온·음이온) 또는 홀전자 밀도(라디칼). 전자를 더하면 모두 ψ₂로 들어가므로 C2는 늘 그대로이고 C1과 C3만 변한다. 준위를 누르면 그 오비탈의 계수가 구조식 위에 나온다.

뷰타다이엔과 폴리엔: 오비탈이 늘어나는 규칙

1,3-뷰타다이엔(탄소 넷)은 4×4 행렬식을 풀어 \(x = \pm1.618,\ \pm0.618\)을 얻는다. 일반적으로 탄소 \(N\)개가 일렬로 이어진 사슬의 휘켈 해는 닫힌 꼴이다.

$$x_k = 2\cos\frac{k\pi}{N+1},\qquad c_{kj} = \sqrt{\frac{2}{N+1}}\,\sin\frac{jk\pi}{N+1}\qquad (k, j = 1,\dots,N)$$
\(k\)번째 오비탈은 마디가 \(k-1\)개다. 준위는 \(\alpha\pm2\beta\) 사이에 대칭으로 놓이고, \(N\)이 커질수록 촘촘해져 HOMO–LUMO 간격이 줄어든다. 이 간격이 4절의 반응성과 6절의 흡수 파장을 정한다.
α π* π 에틸렌 A π* π 에틸렌 B π = α + β, π* = α − β ψ₁ (α+1.618β) ψ₂ (α+0.618β) 두 π가 같은 위상(ψ₁)·반대 위상(ψ₂)으로 섞인다 ψ₃ (α−0.618β) LUMO ψ₄ (α−1.618β) HOMO 1.236β
  1. 에틸렌 두 개를 따로 두면 π(α+β)와 π*(α−β)가 각각 둘씩 있다. 에틸렌의 HOMO–LUMO 간격은 2β다.
  2. 두 분자를 이으면 두 π 오비탈이 섞여 더 낮은 ψ₁과 더 높은 ψ₂로 갈라진다. 전자 네 개가 여기에 들어간다.
  3. π* 둘도 섞여 ψ₃·ψ₄가 된다. HOMO(ψ₂)가 올라가고 LUMO(ψ₃)가 내려가 간격이 2β에서 1.236β로 줄었다. 그래서 뷰타다이엔은 에틸렌보다 긴 파장을 흡수하고 반응성도 크다.
오비탈 섞기로 본 뷰타다이엔. 전체 π 에너지는 \(4\alpha+4.472\beta\)로, 고립된 에틸렌 두 개(\(4\alpha+4\beta\))보다 \(0.472\beta\)만큼 안정하다.

공액 때문에 생기는 이 여분의 안정화를 비편재화 에너지(delocalization energy)라 한다. 같은 수의 π 전자를 고립된 에틸렌형 이중 결합(전자 두 개당 \(2\alpha+2\beta\))에 넣었을 때와 비교한 값이다. 알릴 양이온은 \(2.828\beta-2\beta=0.828\beta\), 뷰타다이엔은 \(0.472\beta\)다. 아래 탐색기에서 분자를 바꾸고, 산소·질소 같은 헤테로 원자(heteroatom)의 매개변수를 끌어 보라. 헤테로 원자는 전기 음성도가 커서 쿨롱 적분이 \(\alpha_X=\alpha+h_X\beta\)로 낮아지고, 탄소와의 공명 적분은 \(\beta_{CX}=k_{CX}\beta\)로 쓴다(카보닐 O: \(h=1,\ k=1\); 에터 O: \(h=2,\ k=0.8\)).

SIMULATOR

휘켈 MO 탐색기

선택한 MO—
Eπ—
HOMO–LUMO—
비편재화 에너지—
해볼 것: ① 왼쪽 준위를 하나씩 눌러 에너지가 높아질수록 마디(계수 부호가 바뀌는 자리)가 하나씩 느는지 센다. ② 뷰타다이엔 → 헥사트라이엔 → 옥타테트라엔으로 늘리며 HOMO–LUMO 간격이 2β → 1.24β → 0.89β → 0.69β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다. ③ 아크롤레인에서 hO를 0에서 2로 끌면 LUMO가 내려가고 LUMO 계수가 β 탄소(C3)에 커진다. 4절의 친다이엔체와 19장의 마이클 첨가가 β 탄소를 공격하는 이유다. 헤테로 원자가 없는 분자에서는 h·k 슬라이더가 쓰이지 않는다.

탄소 4로 된 사슬에 π 전자 4을 넣으면 휘켈 π 에너지는 , 고립 이중 결합 기준 비편재화 에너지는 이다. 열화학으로 맞춘 \(\beta\approx\) 75(크기)를 쓰면 이는 에 해당한다.

알릴 음이온의 (a) π 에너지, (b) 비편재화 에너지, (c) C1의 π 전자 밀도와 형식 π 전하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알릴계 세 오비탈(\(x=\sqrt2, 0, -\sqrt2\))에 전자 4개를 아래부터 채운다. 전자 밀도는 \(q_j=\sum n_kc_{kj}^2\).
풀이 (a) \(E_\pi = 2(\alpha+\sqrt2\beta)+2\alpha = 4\alpha+2.828\beta\). (b) 고립 기준: 에틸렌 이중 결합 하나(\(2\alpha+2\beta\)) + 탄소 하나에 놓인 전자쌍(\(2\alpha\)) = \(4\alpha+2\beta\). 차이 \(0.828\beta\). (c) \(q_1 = 2(\tfrac12)^2 + 2(\tfrac1{\sqrt2})^2 = 0.5+1.0 = 1.5\). 중성 탄소는 π 전자 1개를 내므로 π 전하 \(1-1.5=-0.5\).
(a) \(4\alpha+2.828\beta\) (b) \(0.828\beta\)(\(|\beta|=75\) kJ/mol이면 약 62 kJ/mol) (c) \(q_1=1.5\), 전하 −0.5
검토 C2는 \(q_2=2(\tfrac1{\sqrt2})^2=1.0\)으로 중성이다. 전하가 양 끝에 반씩, 가운데는 0이라는 공명 구조의 결론과 같다. 양이온이면 ψ₂가 비어 C1·C3에 +0.5씩이다.

1,3-뷰타다이엔의 HOMO(ψ₂) 계수를 닫힌 꼴 식으로 구하고 마디 수를 말하라. 또 C2–C3 사이의 π 결합 차수 \(p_{23}=\sum_k n_kc_{k2}c_{k3}\)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N=4\), \(c_{kj}=\sqrt{2/5}\,\sin(jk\pi/5)\). 채워진 오비탈은 ψ₁·ψ₂(각 2개).
풀이 ψ₁ = (0.372, 0.602, 0.602, 0.372), ψ₂ = (0.602, 0.372, −0.372, −0.602). ψ₂는 C2와 C3 사이에서 부호가 한 번 바뀌므로 마디 1개. \(p_{23}=2(0.602)(0.602)+2(0.372)(-0.372)=0.725-0.277=0.447\).
ψ₂ = (0.602, 0.372, −0.372, −0.602), 마디 1개, \(p_{23}=0.447\)
검토 C1–C2의 π 결합 차수는 \(2(0.372)(0.602)+2(0.602)(0.372)=0.894\)로 1보다 조금 작다. "단일 결합"인 C2–C3도 π 결합 성격을 절반쯤 가지므로 짧고(2절) 회전 장벽이 있다.

공액 다이엔의 안정성

이중 결합이 둘인 탄화수소 다이엔(diene)은 두 이중 결합의 상대 위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한 탄소를 공유하는 누적 다이엔(cumulated diene)은 알렌(allene)이라고도 하며, 가운데 sp 탄소의 두 p 오비탈이 서로 수직이라 두 π 결합이 섞이지 않는다. 단일 결합 하나를 사이에 둔 공액 다이엔(conjugated diene)은 네 p 오비탈이 나란히 이어진다. 단일 결합이 둘 이상 떨어진 고립 다이엔(isolated diene)은 두 알켄이 따로 노는 것과 같다.

안정성은 8장처럼 수소화열로 잰다. 1-뷰텐의 수소화열이 127 kJ/mol이므로, 두 이중 결합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1,3-뷰타다이엔은 그 두 배인 254 kJ/mol을 내야 한다. 실제로는 236 kJ/mol만 나온다. 공액이 분자를 약 18 kJ/mol 안정하게 만든 것이다. 1,4-펜타다이엔(고립)은 254 kJ/mol로 예상대로이고, 누적 다이엔인 알렌(프로파다이엔)은 약 295 kJ/mol로 프로펜 두 개(250)보다 훨씬 커서 오히려 불안정하다.

(E)-1,3-펜타다이엔과 1,4-펜타다이엔은 수소화하면 모두 펜테인이 된다. 어느 쪽이 수소화열이 더 작을까?

공액 다이엔이 약 28 kJ/mol 작다(226 대 254). 그중 일부는 1,3-펜타다이엔의 한 이중 결합이 이치환(8장의 치환 효과)이어서이고, 나머지(약 15 kJ/mol)가 공액 효과다. 아래 그림의 C5 묶음에서 막대를 눌러 비교해 보라.
비교
MINI LAB수소화열 막대(kJ/mol, 기체, 근삿값). 점선은 "이중 결합 하나당 단일 알켄만큼"이라는 고립 기준이다. 막대가 점선보다 짧으면 공액으로 안정해진 만큼, 길면 불안정해진 만큼이다. 막대를 누르면 그 차이가 아래에 나온다.

공액 다이엔이 안정한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는 오비탈 겹침이다. 1절의 결합 차수 계산이 보여 주듯 C2–C3 사이에도 π 결합 성격이 0.45쯤 있다. 둘째는 σ 결합의 혼성이다. C2–C3는 sp²–sp² 결합이어서 s 성격이 크고, 그래서 sp³–sp³ 결합(1.54 Å)보다 짧다. 실제로 뷰타다이엔의 C2–C3 결합 길이는 1.47 Å이고, 이중 결합은 1.34 Å이다. 수소화열 차이의 상당 부분이 이 σ 결합 효과라는 계산도 있어서, 두 설명은 서로 보완한다.

1.47 Å1.34 Å s-트랜스 기준 (가장 안정) C1···C4 = 약 3 Å (딜스–알더 자리) s-시스 약 +12 kJ/mol, 실제로는 30–40° 비틀림 C2–C3 회전 장벽 약 25 kJ/mol
C2–C3 "단일" 결합의 두 평면 형태. s-(single)은 단일 결합 둘레의 배치라는 뜻이다. 평면이어야 네 p 오비탈이 모두 겹치므로 두 형태가 에너지 바닥이고, 그 사이 수직 형태가 장벽이다. 딜스–알더 반응(4절)은 양 끝이 가까운 s-시스 형태에서만 일어난다.

1-뷰텐과 1,3-뷰타다이엔의 수소화열이 각각 127, 236 kJ/mol이다. (a) 공액 안정화 에너지는? (b) 휘켈 비편재화 에너지 \(0.472\beta\)와 같다고 놓으면 \(|\beta|\)는 얼마인가? 이 값이 벤젠에서 얻은 \(|\beta|\approx75\) kJ/mol과 다른 까닭은?

풀이 보기
전략 고립 기준은 1-뷰텐 두 배. 그 차이가 공액이 준 안정화다.
풀이 (a) \(2\times127-236=18\) kJ/mol. (b) \(|\beta| = 18/0.472 \approx 38\) kJ/mol.
(a) 18 kJ/mol (b) \(|\beta|\approx38\) kJ/mol
검토 단순 휘켈은 모든 C–C 결합의 \(\beta\)를 같게 두므로 실제로는 단일·이중 결합이 번갈아 있는 폴리엔의 비편재화를 크게 잡는다. 그래서 어떤 성질로 맞추느냐에 따라 \(\beta\)가 달라진다(열화학 38–75 kJ/mol, 분광학 수 eV). \(\beta\)는 측정값이 아니라 모형의 맞춤 변수다.

1,2- 대 1,4-첨가와 반응 지배

공액 다이엔에 HBr을 한 당량 넣으면 생성물이 둘 나온다. 이웃한 두 탄소(C1, C2)에 H와 Br이 붙는 1,2-첨가(1,2-addition) 생성물과, 양 끝(C1, C4)에 붙고 이중 결합이 가운데(C2=C3)로 옮겨 간 1,4-첨가(1,4-addition, conjugate addition) 생성물이다.

8장의 마르코브니코프 첨가와 같은 출발이다. H⁺가 말단 탄소 C1에 붙으면 C2에 양전하가 생기는데, 이 양이온은 C3=C4 이중 결합과 이웃해 있어 알릴 양이온이다. 양전하가 C2와 C4에 나뉘어 있으므로 Br⁻은 두 자리 어느 쪽이든 공격할 수 있다. 1,4-생성물의 1-브로모-2-뷰텐은 대부분 E 이성질체다. H⁺가 C2에 붙으면 알릴이 아닌 1차 양이온이 생기므로 그 경로는 없다.

1,3-뷰타다이엔과 HBr의 첨가 메커니즘. 알릴 양이온 중간체 하나에서 두 생성물이 갈라진다. 재생 버튼으로 단계를 넘기며 양전하가 C2와 C4에 어떻게 나뉘는지 보라.

흥미로운 것은 두 생성물의 비율이 조건에 따라 뒤집힌다는 사실이다. 0 °C에서는 1,2-생성물이 71%로 많지만, 40 °C에서 반응시키거나 0 °C 생성물을 40 °C로 데우면 1,4-생성물이 85%가 된다. 낮은 온도에서는 빨리 생기는 생성물이, 높은 온도에서는 더 안정한 생성물이 이긴다.

속도 지배 (kinetic control)

생성물이 한번 생기면 되돌아가지 않을 때. 생성물 비 = 속도 상수 비 = \(e^{-\Delta\Delta G^\ddagger/RT}\). 1,2-첨가가 빠른 이유: Br⁻이 막 떨어져 나온 자리(C2) 바로 옆에 있고(이온쌍), C2의 양전하 기여가 더 크다(2차 양이온 기여 구조).

열역학 지배 (thermodynamic control)

생성물이 이온화로 양이온에 되돌아가 평형에 이를 때. 생성물 비 = 평형 상수 = \(e^{-\Delta G^\circ/RT}\). 1,4-생성물이 안정한 이유: 이중 결합이 이치환(C2=C3, 내부)이라 일치환 말단 알켄(1,2-생성물)보다 안정하다.

이를 속도 지배(kinetic control)와 열역학 지배(thermodynamic control)라 부른다. 둘을 가르는 것은 역반응의 속도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알릴 양이온에서 두 생성물로 가는 장벽 차이를 2.0 kJ/mol(1,2가 낮음), 두 생성물의 자유 에너지 차이를 4.5 kJ/mol(1,4가 안정), 1,2-생성물이 다시 이온화하는 장벽을 95 kJ/mol로 둔 모형이다(실측 비율에 맞춘 값).

−80 °C에서 반응을 끝낸 혼합물(1,2가 많음)을 40 °C에서 하루 두면 비율은 어떻게 될까?

40 °C에서는 1,2-생성물의 C–Br이 수십 분 단위로 이온화해 알릴 양이온으로 돌아가고, 결국 더 안정한 1,4-생성물 쪽으로 평형이 쌓인다. 온도 핸들을 끌어 확인해 보라.
SIMULATOR

1,2/1,4-첨가 온도·시간 시뮬레이터

1,2-생성물—
1,4-생성물—
평형까지 반감기—
해볼 것: ① 위쪽 에너지 도표의 온도계 핸들을 끌어 −80 °C로 두면 시간을 끝까지 늘려도 1,2가 78%에 머문다(속도 지배). ② 40 °C에서 시간을 늘리면 몇십 분 만에 1,4가 85%로 뒤집힌다(열역학 지배). ③ 새 목표를 눌러 조건을 맞히는 과제 세 가지를 풀어 본다.

두 생성물의 자유 에너지 차이가 4.5이고 온도가 40이면 평형에서 안정한 쪽이 를 차지한다. 같은 온도에서 장벽 차이가 같은 크기라면 속도 지배의 비율도 다.

1,2-첨가와 1,4-첨가의 활성화 자유 에너지 차이가 2.0 kJ/mol(1,2가 낮음)이다. (a) −80 °C 속도 지배에서 1,2-생성물의 비율은? (b) 1,4-생성물이 4.5 kJ/mol 안정할 때 25 °C 평형에서 1,4의 비율은?

풀이 보기
전략 속도 지배: \(k_{12}/k_{14}=e^{\Delta\Delta G^\ddagger/RT}\). 열역학 지배: \(K=[14]/[12]=e^{-\Delta G^\circ/RT}\). 비율은 \(r/(1+r)\).
풀이 (a) \(RT = 8.314\times10^{-3}\times193.15 = 1.606\) kJ/mol, \(r=e^{2.0/1.606}=3.47\), 비율 \(3.47/4.47=0.776\). (b) \(RT=2.479\), \(K=e^{4.5/2.479}=6.14\), 비율 \(6.14/7.14=0.860\).
(a) 1,2-생성물 78% (b) 1,4-생성물 86%
검토 실험값(−80 °C에서 80:20, 40 °C에서 15:85)과 잘 맞는다. 온도가 올라가면 같은 에너지 차이가 주는 선택성은 약해지지만(\(RT\)가 커짐), 대신 역반응이 열려 지배 방식 자체가 바뀐다.

딜스–알더 반응과 경계 오비탈

공액 다이엔은 이중 결합을 가진 분자와 고리를 만든다. 다이엔의 양 끝 C1·C4가 알켄의 두 탄소와 동시에 σ 결합을 만들어 사이클로헥센 고리가 생기는 이 반응이 딜스–알더 반응(Diels–Alder reaction)이다(1928, 1950년 노벨상). 다이엔의 π 전자 4개와 알켄(친다이엔체(dienophile))의 π 전자 2개가 참여하므로 [4+2] 고리화 첨가(cycloaddition)라 한다. 한 번에 C–C 결합 두 개와 고리 하나, 입체 중심을 최대 네 개까지 만든다.

반응은 중간체 없이 한 단계로 일어난다. 세 쌍의 π 전자가 고리 모양 전이 상태에서 동시에 자리를 옮긴다. 이렇게 고리형 전이 상태를 거쳐 결합이 협동적으로 바뀌는 반응을 고리형 협동 반응(pericyclic reaction)이라 한다. 극성 반응(친핵체 → 친전자체)이나 라디칼 반응과 다른 세 번째 반응 유형이며, 용매나 촉매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열이나 빛으로 일어난다.

딜스–알더 반응(뷰타다이엔 + 에틸렌). 굽은 화살표 세 개가 고리를 돌며 동시에 움직인다. 전이 상태에서 새 σ 결합 두 개(점선)가 함께 만들어진다. 이 원형 반응은 실제로는 느려서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다.

다이엔은 s-시스여야 한다

다이엔의 C1과 C4가 친다이엔체에 동시에 닿으려면 2절의 s-시스 형태여야 한다. s-트랜스에서는 양 끝이 약 3.8 Å 떨어져 있고 방향도 반대다. 그래서 s-시스로 고정된 사이클로펜타다이엔은 매우 반응성이 커서 실온에서 자기들끼리 딜스–알더 반응을 해 이량체가 된다(쓰기 직전에 가열해 되돌린다). 반대로 (Z)-1,3-펜타다이엔처럼 s-시스에서 말단 치환기가 부딪히는 다이엔은 매우 느리고, 고리에 s-트랜스로 묶인 다이엔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입체 특이성: 친다이엔체의 시스는 시스로 남는다

두 σ 결합이 친다이엔체의 같은 면에 동시에 생기므로 친다이엔체 치환기의 상대 배치가 그대로 생성물에 옮겨진다. 시스 알켄(말레산 다이메틸)은 시스-1,2-이치환 고리를, 트랜스 알켄(푸마르산 다이메틸)은 트랜스 고리를 준다. 한 입체 이성질체에서 정해진 입체 이성질체만 생기는 입체 특이적(stereospecific) 반응이다(4장).

경계 오비탈: 다이엔 HOMO와 친다이엔체 LUMO

왜 아크롤레인이나 말레산 무수물처럼 전자 끌기 기를 가진 친다이엔체가 에틸렌보다 수만 배 이상 빠를까? 후쿠이 겐이치의 경계 오비탈(frontier molecular orbital, FMO) 이론은 두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 가운데 한쪽의 HOMO와 다른 쪽의 LUMO 사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채워진 오비탈끼리의 상호작용은 순 안정화가 없고, 에너지가 가까운 두 오비탈일수록 섞임이 크기 때문이다(2차 섭동 에너지 \(\propto c^2\beta^2/\Delta E\)).

$$\Delta E_\text{안정화}\;\approx\;\frac{2\,(c_\text{HOMO}\,c_\text{LUMO}\,\beta_{ab})^2}{E_\text{LUMO}-E_\text{HOMO}}$$
두 분자의 HOMO–LUMO 간격이 작을수록, 새 결합이 생기는 원자의 계수가 클수록 전이 상태가 안정해져 빠르다. 보통의 딜스–알더 반응은 다이엔 HOMO(ψ₂)와 친다이엔체 LUMO(π*)의 짝이 주도한다.

다이엔 HOMO ψ₂의 양 끝 로브는 부호가 반대이고, 친다이엔체 LUMO π*의 두 로브도 부호가 반대다. 두 분자가 위아래로 포개지면 양 끝이 모두 같은 부호끼리 만나 두 결합 자리가 동시에 결합성으로 겹친다. 이 대칭 일치가 반응을 "허용"한다. 전자 주개(–OCH₃, 알킬)는 다이엔의 HOMO를 올리고 전자 끌개(–CHO, –CN, –CO₂R, 무수물)는 친다이엔체의 LUMO를 낮춰 간격을 줄인다. 이것이 정상 전자 요구(normal electron demand) 딜스–알더 반응이다. 반대 짝(전자가 부족한 다이엔 + 전자가 풍부한 친다이엔체)이 주도하면 역전자 요구(inverse electron demand)라 한다.

1,3-뷰타다이엔과 짝지을 때 가장 빠른 친다이엔체는?

카보닐 두 개가 공액된 말레산 무수물의 LUMO가 가장 낮아 다이엔 HOMO와의 간격이 가장 작다. 아래 그림에서 간격과 상대 속도를 비교하고, 준위를 직접 끌어 보라.
SIMULATOR

딜스–알더 FMO 짝짓기

정상 간격 (다이엔 HOMO→친다이엔체 LUMO)—
역 간격—
상대 속도 (모형)—
해볼 것: ① 친다이엔체를 에틸렌 → 아크롤레인 → 말레산 무수물로 바꾸며 LUMO가 내려가고 상대 속도가 몇 자리씩 커지는지 본다. ② 다이엔을 1-메톡시뷰타다이엔으로 바꾸면 HOMO가 올라가 같은 효과가 난다. ③ 준위 핸들을 직접 끌어 메틸 바이닐 에터(전자 풍부)와 짝을 지으면 어느 간격이 더 작아지는지, 즉 역전자 요구가 되는 조건을 찾는다. 준위는 이온화 에너지·전자 친화도에서 어림한 근삿값(eV)이고, 속도는 \(\log k_\text{rel}=-2(\Delta E-10.6)\)이라는 정성 모형이다.

위치 선택성: "오르토·파라" 규칙

비대칭 다이엔과 비대칭 친다이엔체가 만나면 두 방향이 가능하다. 경계 오비탈의 계수가 답을 준다. 큰 계수끼리 겹칠 때 안정화가 가장 크므로, 다이엔 HOMO에서 계수가 가장 큰 끝과 친다이엔체 LUMO에서 계수가 가장 큰 탄소가 결합한다. 휘켈 탐색기로 계산하면 아크롤레인 LUMO는 β 탄소(말단 CH₂)의 계수가 0.66으로 가장 크고, 1-메톡시뷰타다이엔 HOMO는 메톡시 반대쪽 끝(C4)이 0.60으로 가장 크다. 그 결과 1-치환 다이엔은 두 치환기가 이웃한 "오르토"(1,2-) 생성물을, 2-치환 다이엔은 "파라"(1,4-) 생성물을 주로 준다.

endo 규칙

고리형 다이엔(사이클로펜타다이엔)과 치환된 친다이엔체(말레산 무수물)가 만나면 생성물은 다리 걸친 고리(노보넨 골격)가 되고, 친다이엔체의 치환기가 새 고리의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두 부분입체 이성질체가 생긴다. 치환기가 남은 C=C 이중 결합 쪽(다리 아래)을 향하면 endo, 한 탄소 다리(CH₂) 쪽을 향하면 exo다. 입체적으로는 exo가 덜 붐비고 더 안정하지만, 속도 지배에서는 endo가 주생성물이다. 이것이 endo 규칙(endo rule)이다.

다이엔 HOMO (ψ₂) C1C4 친다이엔체 LUMO (π*) 일차 겹침새 σ 결합 자리 C=OC=O 이차 오비탈 겹침 (C2·C3 ↔ C=O)
  1. 다이엔 HOMO ψ₂. 양 끝(C1, C4) 계수가 크고, C2–C3 사이에 마디가 하나 있다.
  2. 친다이엔체 LUMO가 아래에서 다가온다. C1·C4 아래의 로브 부호가 π*의 위쪽 로브와 같아 두 자리 모두 결합성으로 겹친다(일차 겹침, 반응 허용).
  3. endo 배치에서는 카보닐기가 다이엔 아래로 들어와 C=O의 p 로브가 다이엔 C2·C3와도 같은 부호로 겹친다. 결합이 생기지는 않지만 전이 상태를 조금 더 낮춘다(이차 오비탈 상호작용).
endo 선택성의 고전적 설명. 이차 오비탈 겹침 외에 정전기·분산 상호작용도 endo 전이 상태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생성물은 exo가 더 안정하므로 높은 온도에서 오래 두면(역 딜스–알더가 열림) exo가 늘어난다. 3절의 속도·열역학 지배와 같은 이야기다.
SIMULATOR

endo와 exo 접근 3D

배치
C=O 탄소 ↔ 다이엔 C2·C3 거리—
C=O 탄소 ↔ CH₂ 다리 거리—
판정—
해볼 것: ① 그림을 끌어 돌리며 endo에서 무수물 고리가 C5=C6 이중 결합 밑으로, exo에서 CH₂ 다리 쪽으로 향하는지 본다. ② 반응 진행을 0으로 두면 두 분자가 3 Å쯤 떨어진 접근 배치가 된다. endo에서는 카보닐 탄소가 다이엔의 C2·C3 바로 아래에 있다(이차 겹침). ③ 두 생성물 모두 무수물의 두 수소가 서로 시스인 것(입체 특이성)을 확인한다. 좌표는 RDKit MMFF로 최적화한 생성물에서 친다이엔체를 법선 방향으로 떼어 만든 모형이다.

사이클로펜타다이엔과 말레산 무수물을 0 °C에서 반응시켰다. (a) 생성물의 분자식, (b) 새로 생긴 σ 결합 수, (c) 주생성물의 입체를 말하라.

풀이 보기
전략 [4+2]이므로 원자는 모두 보존되고(C₅H₆ + C₄H₂O₃) σ 결합 둘이 새로 생긴다. 낮은 온도는 속도 지배 → endo.
풀이 (a) C₉H₈O₃. (b) 2개(C1–C2′, C4–C3′), π 결합 두 개가 사라지고 새 π 결합 하나(C2=C3). (c) 무수물 고리의 두 수소는 시스(말레산의 시스 보존), 무수물은 남은 C=C 쪽을 향하는 endo.
C₉H₈O₃, σ 결합 2개, endo-시스 노보넨-2,3-다이카복실산 무수물
검토 이 반응은 실온에서 빠르게 끝나고 생성물은 거의 endo뿐이다. 생성물은 대칭면이 있는 메소 화합물이라 입체 중심이 넷(R, S, R, S)이어도 광학 활성이 없다.
패키지 기판의 BT 수지와 비스말레이미드

말레이미드는 말레산 무수물처럼 LUMO가 낮은 강력한 친다이엔체다. 분자 양 끝에 말레이미드를 단 비스말레이미드(BMI)는 다이알릴 비스페놀 A와 섞어 가열하면 먼저 엔(ene) 반응으로 이어진 뒤 생긴 다이엔이 다른 말레이미드와 딜스–알더 반응을 해 촘촘한 그물 구조가 된다. 유리 전이 온도가 250 °C를 넘고 흡습이 작아, 비스말레이미드와 사이안산 에스터(트라이아진)를 함께 경화한 BT 수지는 BGA·플립칩 패키지 기판의 코어와 프리프레그로 널리 쓰인다. 리플로(260 °C)를 여러 번 견디고 구리 배선과의 열팽창 차이를 줄여야 하는 기판에서 이 고리화 첨가가 만든 내열성이 핵심이다. 퓨란–말레이미드 딜스–알더 결합은 120 °C 이상에서 되돌아가는(역 딜스–알더) 성질을 이용해 재작업 가능한 접착제·자기 치유 고분자로도 연구된다. → PackagingBook · 패키지 기판

전자고리 반응 맛보기

공액 폴리엔의 양 끝이 서로 결합해 고리를 닫는(또는 그 역으로 여는) 고리형 협동 반응을 전자고리 반응(electrocyclic reaction)이라 한다. 헥사트라이엔은 사이클로헥사다이엔이 되고, 뷰타다이엔은 사이클로뷰텐이 된다(사이클로뷰텐은 고리 변형 때문에 실제로는 열면 다이엔으로 풀리는 쪽이 유리하다). 놀라운 것은 입체다. 양 끝 탄소가 고리를 닫으려면 p 오비탈을 90° 돌려 σ 결합을 만들어야 하는데, 두 끝이 같은 방향으로 도는 콘로타토리(conrotatory)와 반대 방향으로 도는 디스로타토리(disrotatory) 가운데 무엇이 일어나는지는 조건(열 또는 빛)과 π 전자 수가 정확히 정한다.

우드워드–호프만 규칙 (전자고리 반응)

결합을 만드는 것은 HOMO다. HOMO의 양 끝 로브가 같은 부호로 만나도록 도는 방향이 허용된다. π 전자 4n개(뷰타다이엔): 열 → 콘로타토리, 빛 → 디스로타토리. π 전자 4n+2개(헥사트라이엔): 열 → 디스로타토리, 빛 → 콘로타토리. 빛을 받으면 전자 하나가 LUMO로 올라가 그 오비탈이 새 HOMO가 되므로 끝의 대칭이 뒤집힌다.

(2E,4Z,6E)-2,4,6-옥타트라이엔을 가열해 고리를 닫으면 5,6-다이메틸-1,3-사이클로헥사다이엔의 두 메틸은?

헥사트라이엔(π 전자 6개)의 HOMO ψ₃는 양 끝 로브가 같은 쪽에서 같은 부호다. 그러므로 열 반응은 디스로타토리이고, 바깥을 향하던 두 메틸이 모두 같은 면으로 돌아 시스가 된다. 아래 그림에서 끝을 돌려 확인하라.
폴리엔
조건
MINI LAB폴리엔 양 끝의 HOMO 로브(색 = 부호). 왼쪽·오른쪽 끝의 핸들을 위아래로 끌어 각 끝을 돌린다. 두 로브가 고리 안쪽에서 같은 색으로 만나면 결합이 생긴다(초록). 같은 방향으로 돌리면 콘, 반대로 돌리면 디스다. 바깥 메틸(굵은 점)이 생성물에서 시스인지 트랜스인지 본다.
(2E,4Z,6E)-2,4,6-옥타트라이엔의 열 전자고리 반응(디스로타토리). 굽은 화살표 세 개가 고리를 돌고, 바깥을 향하던 두 메틸이 같은 면으로 들어가 시스-5,6-다이메틸-1,3-사이클로헥사다이엔이 된다.

(a) 트랜스-3,4-다이메틸사이클로뷰텐을 가열해 고리를 열면 어떤 2,4-헥사다이엔이 생기는가? (b) 같은 고리 열림을 빛으로 일으킨다면?

풀이 보기
전략 4π 계. 미시적 가역성에 따라 고리 열림도 닫힘과 같은 방향으로 돈다. 열 → 콘, 빛 → 디스.
풀이 (a) 콘로타토리로 두 C–C 결합 끝을 같은 방향으로 돌리면 트랜스 배치의 두 메틸이 모두 바깥(E)을 향한다 → (2E,4E)-2,4-헥사다이엔. (b) 디스로타토리라면 한 메틸은 안쪽, 하나는 바깥 → (2E,4Z). (실제로 사이클로뷰텐은 220 nm 이하를 흡수하므로 광화학 고리 열림은 잘 쓰지 않는다.)
(a) (2E,4E)-2,4-헥사다이엔 (b) (2E,4Z)-2,4-헥사다이엔
검토 시스-3,4-다이메틸사이클로뷰텐을 가열하면 콘로타토리 때문에 (2E,4Z)가 나온다. 출발 물질의 입체가 생성물을 하나로 정하는 입체 특이적 반응이다.

UV–Vis 흡수와 공액 길이

분자가 빛을 흡수하면 전자 하나가 채워진 오비탈에서 빈 오비탈로 올라간다. 흡수되는 빛의 에너지는 두 오비탈의 에너지 차와 같다(\(\Delta E=h\nu=hc/\lambda\)). 공액 분자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의 강한 흡수는 HOMO(π)에서 LUMO(π*)로의 π→π* 전이(π→π* transition)다. 카보닐처럼 비공유 전자쌍이 있는 작용기는 n 오비탈에서 π*로 가는 n→π* 전이(n→π* transition)도 보이는데, 오비탈 겹침이 작아 약하다(ε 10–100). 이 전이들의 에너지는 200–800 nm의 자외선·가시광선 영역에 놓인다. 이 빛의 흡수를 재는 것이 자외선–가시광선 분광법(UV–Vis spectroscopy)이다.

광원D₂ + W 램프 단색화 장치회절 격자로 λ 하나 고르기 빔 분할 기준 (용매) 시료 셀 (b = 1 cm) I₀ I A = log(I₀/I)λ를 훑어 기록
이중 빔 UV–Vis 분광기. 단색화 장치가 고른 빛을 용매만 든 기준 셀과 시료 셀에 나눠 보내고, 두 세기의 비로 흡광도를 얻는다. 석영 셀(유리는 300 nm 이하를 흡수)과 투명한 용매(헥세인, 에탄올, 아세토나이트릴)를 쓴다.

흡수 세기는 흡광도(absorbance) \(A=\log_{10}(I_0/I)\)로 나타내며, 묽은 용액에서는 농도와 빛이 지나는 길이에 비례한다. 이것이 비어–람베르트 법칙(Beer–Lambert law)이다. 비례 상수 \(\varepsilon\)은 몰 흡광 계수(molar absorptivity)이고, 흡수가 가장 센 파장을 \(\lambda_\text{max}\)라 한다.

$$A=\log_{10}\frac{I_0}{I}=\varepsilon\,b\,c,\qquad T=\frac{I}{I_0}=10^{-A}$$
\(b\)는 셀 길이(cm), \(c\)는 몰 농도(M), \(\varepsilon\)은 M⁻¹ cm⁻¹. 허용된 π→π* 전이는 \(\varepsilon\)이 10⁴ 이상(뷰타다이엔 21 000), 금지에 가까운 n→π*는 10–100이다. 정량에는 \(A\)가 0.1–1 사이가 되도록 농도를 맞춘다.

몰 흡광 계수 21000인 화합물을 20 녹여 1.0 셀에 넣으면 흡광도는 , 빛의 가 지나간다.

LUMO (π*) HOMO (π) hν = ΔE π→π* 들뜸 (~10⁻¹⁵ s) 에너지가 열로 흩어지거나빛(형광)으로 나오거나결합을 끊는다(광화학, 23장)
  1. HOMO–LUMO 간격과 에너지가 같은 광자가 다가온다(\(\lambda=hc/\Delta E\), \(\lambda\)[nm] = 1240/\(\Delta E\)[eV]).
  2. 광자가 흡수되며 전자 하나가 π*로 올라간다. 이 들뜬 상태에서는 π 결합 하나가 반쯤 끊긴 셈이다.
  3. 들뜬 분자는 열로 식거나, 빛을 내거나(형광·인광, 7절 OLED), 반응한다(광산 발생제, 23장).
흡수의 세 단계. 흡수 띠가 선이 아니라 수십 nm 폭을 갖는 것은 전자 전이에 진동·회전 들뜸이 함께 붙기 때문이다.

공액이 길어질수록 HOMO–LUMO 간격이 줄어 \(\lambda_\text{max}\)가 길어진다. 이를 장파장 이동(bathochromic shift, red shift)이라 하고, 반대를 단파장 이동(hypsochromic shift, blue shift)이라 한다. 흡수를 일으키는 원자단을 발색단(chromophore), 스스로는 흡수하지 않지만 발색단에 붙어 λmax를 옮기는 –OH, –OR, –NR₂ 같은 기를 조색단(auxochrome)이라 한다. 머리 그림과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결합 교대를 넣은 휘켈 모형(\(\beta_{C=C}=1.16\beta,\ \beta_{C-C}=0.84\beta\), \(|\beta|=3.5\) eV)이 실측 λmax를 잘 따라감을 볼 수 있다. 단순 휘켈(모든 β 동일)은 긴 사슬에서 간격이 0으로 가서 λ를 크게 과대평가한다.

더 단순한 그림은 π 전자를 길이 \(L\)의 1차원 상자에 갇힌 입자로 보는 자유 전자 모형(free-electron model)이다. 이중 결합 2이면 π 전자는 \(2N\)개이고, 결합 길이 1.40로 \(L=2N\,l\) = 로 잡으면 HOMO(\(n=N\))→LUMO(\(n=N+1\)) 전이는 \(\Delta E=h^2(2N+1)/8m_eL^2\), 즉 λ = 이다. 결합 교대 휘켈 모형은 , 실측은 .

SIMULATOR

UV–Vis 스펙트럼 읽기

커서 λ—
흡광도 A—
λmax · ε—
용액 색—
해볼 것: ① 스펙트럼 위 커서 핸들을 끌어 λmax에서 흡광도가 가장 큰지, 그 값이 \(\varepsilon bc\)와 같은지 확인한다. ② 뷰타다이엔 → 헥사트라이엔 → β-카로텐으로 공액이 길어질수록 띠가 장파장으로 옮겨 가고 β-카로텐에서 처음 가시광선에 들어와 용액이 주황색이 되는 것을 본다. ③ 메시틸 옥사이드의 315 nm 근처 약한 n→π* 띠(ε 60)는 농도를 크게 올려야 보인다. 띠 모양은 가우스 함수 모형이고 λmax·ε는 대표 문헌값이다.

우드워드–피저 규칙

스펙트럼을 계산 없이 예측하는 경험 규칙도 있다. 1941년 우드워드가 제안하고 피저 부부가 다듬은 우드워드–피저 규칙(Woodward–Fieser rules)은 모핵 값에 치환기마다 정해진 증분을 더해 공액 다이엔과 α,β-불포화 카보닐의 λmax를 ±5 nm 안팎으로 맞힌다. 천연물(스테로이드, 테르펜)의 구조를 정하던 시절 결정적인 도구였다.

공액 다이엔nmα,β-불포화 케톤 (에탄올)nm
모핵: 비고리·이종 고리(두 이중 결합이 다른 고리)214모핵: 비고리 또는 6원 고리 엔온215
모핵: 동종 고리(두 이중 결합이 한 고리 안)253모핵: 5원 고리 엔온202
알킬 치환기·고리 잔기 하나마다+5α 위치 알킬·고리 잔기+10
고리 밖 이중 결합 하나마다+5β 위치 알킬·고리 잔기+12
공액을 늘리는 이중 결합 하나마다+30γ 이상 위치 알킬·고리 잔기+18
–OR / –SR / –Cl, –Br / –NR₂+6 / +30 / +5 / +60고리 밖 C=C +5, 공액 연장 C=C +30, 동종 고리 다이엔 성분 +39—

"고리 잔기"는 발색단 탄소에 붙은 고리 탄소(발색단에 속하지 않는 것)다. "고리 밖 이중 결합"은 한 탄소는 어떤 고리 안에, 다른 탄소는 그 고리 밖에 있는 이중 결합이다. 엔온에서 카보닐 탄소에 붙은 알킬기는 모핵 값에 이미 들어 있으므로 세지 않는다. 아래 게임에서 직접 세어 보라.

SIMULATOR

우드워드–피저 계산기 게임

모핵
고리 밖 C=C
내 계산—
판정—
문헌 λmax—
해볼 것: ① 노란색이 발색단이다. 발색단 탄소에 붙은 치환기·고리 잔기 원자를 눌러 표시한다(엔온은 α 탄소에 붙은 것 +10, β 탄소에 붙은 것 +12로 자동 계산). ② 모핵과 고리 밖 이중 결합 수를 고른 뒤 확인한다. ③ 다섯 분자 연속으로 맞히면 통과다. 동종 고리 다이엔(1,3-사이클로헥사다이엔)과 5원 고리 엔온에서 모핵을 바꾸는 것을 잊지 말자.

α-테르피넨(1-아이소프로필-4-메틸-1,3-사이클로헥사다이엔)의 λmax를 예측하라.

풀이 보기
전략 두 이중 결합이 한 고리 안에 있으므로 동종 고리 모핵 253. 다이엔 탄소 네 개에 붙은 비발색단 원자를 센다.
풀이 C1: 메틸 + 고리 잔기(C6) = 2, C4: 아이소프로필 + 고리 잔기(C5) = 2, C2·C3: 수소뿐. 치환 4개 × 5 = 20. 고리 밖 이중 결합 0. \(253+20=273\) nm.
λmax ≈ 273 nm (문헌 265 nm)
검토 동종 고리 다이엔은 s-시스로 고정되어 이종 고리보다 약 40 nm 장파장이고 ε은 작다(약 10⁴ 미만). 고리 변형이 큰 계에서는 규칙의 오차가 커진다.

색과 염료, 노광 파장과 OLED

분자가 가시광선(약 400–700 nm)의 일부를 흡수하면 우리는 나머지, 즉 흡수된 색의 보색(complementary color)을 본다. β-카로텐은 450 nm 근처의 파랑을 흡수해 주황으로, 엽록소는 빨강과 파랑을 흡수해 초록으로 보인다. 유기 염료(dye)는 공액을 길게 하고 전자 주개·끌개를 양 끝에 달아 HOMO–LUMO 간격을 2–3 eV로 맞춘 분자다. 아조 염료(Ar–N=N–Ar)나 메틸 오렌지는 공액 경로 양 끝의 주개·끌개가 들뜬 상태에서 전하를 옮기며 강하게 흡수한다.

MINI LAB보색 원. 바깥 고리의 핸들(흡수 파장)을 끌면 그 빛이 빠진 백색광의 색이 가운데에 나온다. 흡수 띠가 400 nm 밑으로 내려가면 무색이다. 핸들은 빨강에서 보라까지 돈다.
100200300400500600700nm i선 365KrF 248ArF 193(F₂ 157) 벤젠 고리 π→π* (184·204·255) 페놀·노볼락 (~280) DNQ (340–420) β-카로텐 (450) EUV 13.5 nm는 왼쪽 밖: π 전자가 아니라 원자 내각 전자가 흡수
노광 파장(세로선)과 레지스트에 쓰이는 발색단의 흡수 영역(아래 띠, 대략). 파장이 짧아질수록 투명한 수지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248 nm는 페놀의 280 nm 띠와 벤젠의 204 nm 띠 사이 골짜기에, 193 nm는 벤젠 고리의 가장 강한 띠 바로 옆에 있다.

반도체 노광은 이 발색단 이야기의 산업판이다. 레지스트는 노광 빛을 조금 흡수해야 한다. 너무 투명하면 광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너무 불투명하면 빛이 막 바닥까지 닿지 않아 아래쪽이 덜 노광되고 패턴 벽이 비스듬해진다. 두께 \(d\)인 막에서 바닥에 닿는 빛의 비율은 비어–람베르트 법칙 그대로 \(T=10^{-a d}\)이다(\(a\)는 막의 흡광 계수, µm⁻¹, 상용로그 기준). 보통 막 전체 흡광도 \(ad\)를 0.4 이하(바닥 투과 40% 이상)로 맞춘다.

i선(365 nm)에서 잘 쓰던 노볼락 수지 레지스트를 ArF(193 nm)에 그대로 쓰면, 두께 0.1 µm 막의 바닥까지 노광 빛이 얼마나 닿을까?

페놀 고리의 π→π* 흡수 때문에 노볼락·PHOST의 193 nm 흡광 계수는 수십 µm⁻¹에 이른다. 0.1 µm만 지나도 흡광도가 2를 넘어 바닥 투과는 1% 아래다. 시뮬레이터에서 수지와 파장을 바꿔 보라.
SIMULATOR

노광 파장과 레지스트 수지의 흡수

노광 파장
흡광 계수 a (모형)—
막 흡광도 ad—
바닥 투과—
판정—
해볼 것: ① 막 두께 핸들(오른쪽 막 윗면)을 끌어 각 수지·파장에서 바닥 투과가 40%가 되는 최대 두께를 찾는다. ② KrF에서 노볼락과 PHOST를 비교하고, ArF에서 PHOST와 지환족 메타크릴레이트를 비교한다. ③ BARC를 끄면 반사된 빛이 들어오는 빛과 간섭해 막 안에 정상파 줄무늬가 생긴다. 흡광 계수는 문헌의 대표 범위에서 고른 근삿값이다.
i선 → KrF → ArF: 파장마다 수지를 바꾼 이유

i선(365 nm) 레지스트는 노볼락(크레졸–폼알데하이드 수지)에 다이아조나프토퀴논(DNQ) 감광제를 섞은 것이다. 노볼락의 페놀 고리는 280 nm 근처를 흡수하고 365 nm에서는 거의 투명해서, 빛은 DNQ만 흡수하고 DNQ가 분해되며 막이 점점 투명해진다(광표백). 248 nm로 오자 노볼락은 막 흡광 계수가 1 µm⁻¹ 안팎으로 너무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KrF에서는 같은 페놀이지만 메틸렌 다리 대신 비닐 사슬로 이어져 248 nm에서 흡수 골짜기(약 0.2–0.3 µm⁻¹)에 놓이는 폴리하이드록시스타이렌(PHOST)으로 바꾸고, 감도는 화학 증폭(광산 발생제 + t-BOC·아세탈 보호기)으로 채웠다. 193 nm에서는 벤젠 고리 자체가 수십 µm⁻¹로 흡수하므로 방향족 고리를 아예 빼고, 대신 식각 내성을 아다만틸·노보닐 같은 지환족(포화 고리) 곁사슬로 되찾은 메타크릴레이트 수지(흡광 계수 약 0.1–0.3 µm⁻¹)를 쓴다. 방향족 고리를 뺄 때 잃는 건식 식각 내성은 탄소 밀도로 어림하며(오니시 변수), 지환족 고리가 그 손실을 상당 부분 메운다. → LithoBook · 감광막의 화학

반사 방지막(BARC)의 흡수 염료

노광 빛은 레지스트를 지나 기판(실리콘, 금속)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오고, 들어오는 빛과 간섭해 막 두께 방향으로 정상파를 만든다. 패턴 옆벽이 물결무늬가 되고, 막 두께가 조금만 달라져도 CD가 흔들린다(스윙 곡선). 레지스트 밑에 깔린 유기 바닥 반사 방지막(BARC)은 노광 파장에서 강하게 흡수하는 발색단을 고분자에 매달아 반사를 지운다. KrF용 BARC에는 248 nm를 강하게 흡수하는 안트라센 유도체가, ArF용에는 193 nm에서 흡수하는 벤젠 고리(페닐·하이드록시페닐) 단위가 쓰이고, 굴절률 n ≈ 1.7–1.9, 소광 계수 k ≈ 0.3–0.6 범위에서 두께를 반사 최소 조건(수십 nm)에 맞춘다. 레지스트에서는 피해야 할 방향족 고리가 BARC에서는 일부러 넣는 재료다. → ProcessBook · 노광 II: 감광막과 패터닝

EUV 13.5 nm: 발색단이 사라진 흡수

EUV 광자의 에너지는 92 eV로, HOMO–LUMO 간격(수 eV)보다 수십 배 크다. 이 빛은 π 전자의 특정 전이가 아니라 원자의 내각·원자가 전자를 통째로 이온화해 흡수되므로, 흡수는 분자 구조보다 원소 조성이 정한다. 단위 질량당 흡수 단면적은 H < C < N < O < F 순으로 커지고, 주석(Sn)·하프늄 같은 금속은 더 크다. 그래서 EUV 레지스트는 광자 수가 적은(같은 에너지에서 ArF의 1/14) 확률 잡음을 줄이려 플루오린을 넣은 광산 발생제나 주석 산화물 클러스터 같은 금속 산화물 레지스트로 흡수를 늘린다. 흡수된 광자는 이차 전자(수–수십 eV)를 내고, 실제 화학 반응(광산 발생)은 이 전자가 일으킨다. → LithoBook · EUV

OLED 발광 분자

흡수의 반대가 발광이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에서는 양극에서 들어온 정공이 발광 분자의 HOMO에, 음극에서 들어온 전자가 LUMO에 실려 만나고, 들뜬 분자가 바닥 상태로 내려가며 HOMO–LUMO 간격에 해당하는 빛을 낸다. 발광 에너지는 흡수보다 조금 작은데(스토크스 이동(Stokes shift)), 들뜬 상태에서 분자 구조가 이완되며 에너지 일부를 잃기 때문이다. 빨강(약 620 nm, 2.0 eV), 초록(약 520 nm, 2.4 eV), 파랑(약 460 nm, 2.7 eV)을 내려면 간격을 그만큼 맞춰야 하고, 공액 길이와 주개·끌개 치환기가 그 손잡이다. 들뜬 상태의 75%를 차지하는 삼중항까지 빛으로 바꾸는 이리듐 착물 인광체(초록 Ir(ppy)₃, 빨강 Ir(piq)₃)는 리간드의 공액 길이로 색을 고른다. 파랑은 간격이 커서 높은 에너지 들뜸이 결합을 끊기 쉬워 수명이 가장 짧은 색이다.

MINI LAB발광층 분자의 HOMO와 LUMO 준위 핸들을 위아래로 끌어 간격을 맞춘다. 발광 파장 \(\lambda=1240/(E_\text{gap}-\text{스토크스 이동})\) nm와 그 색이 오른쪽에 나온다. 목표 색(R·G·B)을 ±10 nm 안으로 맞혀 보라.
OLED 화소의 세 발광체

스마트폰 OLED 패널은 빨강·초록 화소에 이리듐 인광 도펀트를, 파랑 화소에는 수명 때문에 안트라센 유도체 호스트에 붙은 형광(또는 열활성 지연 형광) 도펀트를 주로 쓴다. 발광층은 수십 nm 두께로 진공 증착하며, 호스트의 HOMO–LUMO 간격이 도펀트보다 커야 에너지가 도펀트로 넘어간다. 대표적인 초록 형광체 Alq₃(트리스(8-하이드록시퀴놀리네이토)알루미늄)는 HOMO 약 −5.7 eV, LUMO 약 −3.0 eV, 발광 약 520 nm다. 정공 수송층(HTL)과 전자 수송층(ETL)의 HOMO·LUMO를 발광층과 계단식으로 맞추는 것도 같은 오비탈 에너지 설계다. → DisplayBook · OLED 소자 물리

PHOST 기반 KrF 레지스트의 248 nm 흡광 계수가 0.25 µm⁻¹(상용로그)이다. (a) 0.50 µm 막의 바닥 투과율은? (b) 같은 수지를 193 nm(흡광 계수 25 µm⁻¹)에서 0.10 µm로 쓰면?

풀이 보기
전략 \(T=10^{-ad}\).
풀이 (a) \(ad = 0.25\times0.50 = 0.125\), \(T=10^{-0.125}=0.750\). (b) \(ad = 25\times0.10=2.5\), \(T=10^{-2.5}=3.2\times10^{-3}\).
(a) 75% (b) 0.32%
검토 (a)는 막 위아래 노광량 차이가 25%로 쓸 만하고, (b)는 빛이 위쪽 수십 nm에서 거의 다 흡수되어 바닥은 노광되지 않는다. 수지를 바꿔야 하는 이유가 숫자로 드러난다.

핵심 정리

  1. 휘켈법은 π 전자만 다루며 \(E=\alpha+x\beta\)(\(\beta\lt 0\))이다. 알릴계는 \(x=\sqrt2, 0, -\sqrt2\)이고, 양이온·라디칼·음이온은 비결합성 ψ₂의 전자 수만 달라 전하·홀전자가 C1과 C3에 반씩 놓인다. 선형 사슬은 \(x_k=2\cos[k\pi/(N+1)]\)이고 \(k\)번째 오비탈은 마디가 \(k-1\)개다.
  2. 공액 다이엔은 고립 다이엔보다 안정하다(뷰타다이엔 약 18 kJ/mol). C2–C3는 1.47 Å으로 짧고 π 결합 차수가 약 0.45다. 누적 다이엔(알렌)은 π 결합이 직교해 오히려 불안정하다.
  3. HBr의 다이엔 첨가는 알릴 양이온을 거쳐 1,2-와 1,4-생성물을 준다. 낮은 온도·짧은 시간은 속도 지배(장벽이 낮은 1,2), 높은 온도·긴 시간은 열역학 지배(더 안정한 1,4)다. 둘을 가르는 것은 역반응 속도다.
  4. 딜스–알더 반응은 s-시스 다이엔과 친다이엔체의 협동적 [4+2] 고리화 첨가다. 친다이엔체의 시스·트랜스가 보존되고(입체 특이적), 속도 지배에서는 endo가 주생성물이다. 다이엔 HOMO–친다이엔체 LUMO 간격이 작을수록(주개 다이엔 + 끌개 친다이엔체) 빠르다.
  5. 전자고리 반응의 회전 방향은 HOMO 끝 로브의 대칭이 정한다. 4n π: 열 콘·빛 디스, 4n+2 π: 열 디스·빛 콘.
  6. UV–Vis 흡수는 주로 π→π* 전이이고 \(A=\varepsilon bc\)를 따른다. 공액이 길수록 HOMO–LUMO 간격이 줄어 λmax가 길어지며, 우드워드–피저 규칙(다이엔 214/253, 엔온 215/202 + 증분)으로 어림한다.
  7. 보색이 우리가 보는 색이다. 노광 파장이 짧아지며 페놀 고리의 흡수 때문에 노볼락(i선) → PHOST(KrF) → 지환족 아크릴(ArF)로 수지가 바뀌었고, BARC는 반대로 흡수 발색단을 넣어 반사를 지운다. OLED 발광색은 발광 분자의 HOMO–LUMO 간격으로 정해진다.

연습문제

휘켈 에너지는 \(|\beta|\) 단위의 숫자로, 파장은 nm로 답한다. \(R=8.314\) J/(mol·K), \(h=6.626\times10^{-34}\) J·s, \(m_e=9.109\times10^{-31}\) kg, \(c=2.998\times10^8\) m/s, \(\lambda\)[nm] = 1239.8/\(E\)[eV].

1,3-뷰타다이엔의 휘켈 π 에너지 \(E_\pi=4\alpha+x\beta\)에서 \(x\)를 구하라.

\(x = 1.618, 0.618\)인 두 오비탈에 전자가 두 개씩 들어간다.

\(E_\pi = 2(\alpha+1.618\beta)+2(\alpha+0.618\beta) = 4\alpha+4.472\beta\). 답 4.47.

알릴 라디칼의 홀전자는 어느 오비탈에 있고, 홀전자 밀도는 어디에 있는가?

세 번째 전자는 비결합성 ψ₂ = (1/√2, 0, −1/√2)에 들어간다. 홀전자 밀도는 계수의 제곱이므로 C1·C3에 0.5씩, C2에 0이다. 알릴 브로민화(10장)에서 Br이 양 끝에 붙는 이유다.

1,3,5-헥사트라이엔의 휘켈 오비탈은 \(x = \pm1.802, \pm1.247, \pm0.445\)이다. 비편재화 에너지를 \(|\beta|\) 단위로 구하라.

고립 이중 결합 세 개의 π 에너지는 \(6\alpha+6\beta\)다.

\(E_\pi = 6\alpha + 2(1.802+1.247+0.445)\beta = 6\alpha+6.988\beta\). 비편재화 에너지 \(6.988-6=0.988\beta\).

1-펜텐과 (E)-2-펜텐의 수소화열이 각각 126, 115 kJ/mol이고 (E)-1,3-펜타다이엔은 226 kJ/mol이다. 공액에 의한 안정화 에너지는?

(E)-1,3-펜타다이엔에는 말단 이중 결합 하나와 이치환 내부 이중 결합 하나가 있다.

고립 기준 \(126+115=241\) kJ/mol. \(241-226=15\) kJ/mol이 공액 효과다. 치환 효과를 따로 빼야 공정한 비교가 된다.

뷰타다이엔에 대한 HBr 첨가에서 1,2-첨가의 활성화 자유 에너지가 1,4-첨가보다 2.0 kJ/mol 낮다. −80 °C 속도 지배에서 1,2-생성물의 비율(%)은?

\(r = e^{2000/(8.314\times193.15)} = e^{1.245} = 3.47\). 비율 \(3.47/4.47 = 0.776\), 77.6%.

1-브로모-2-뷰텐(1,4)이 3-브로모-1-뷰텐(1,2)보다 4.5 kJ/mol 안정하다. 40 °C 평형에서 1,4-생성물의 비율(%)은?

\(K = e^{4500/(8.314\times313.15)} = e^{1.728} = 5.63\). 비율 \(5.63/6.63 = 0.849\), 84.9%. 실측 85%와 같다.

1,3-뷰타다이엔과 에틸렌의 딜스–알더 생성물의 이름은?

C1·C4와 에틸렌의 두 탄소 사이에 σ 결합 두 개가 생기고 C2=C3 이중 결합이 남은 여섯 고리, 사이클로헥센(C₆H₁₀)이다.

푸마르산 다이메틸(트랜스)과 1,3-뷰타다이엔의 생성물에 대해 옳은 것은?

친다이엔체의 트랜스 배치가 그대로 보존된다. 다이엔 위·아래 어느 면으로 접근해도 되므로 두 거울상 이성질체가 같은 양 생긴다. 고리가 다리를 만들지 않는 열린 다이엔이라 endo/exo 구별은 입체 이성질체를 만들지 않는다.

(2E,4Z,6E)-2,4,6-옥타트라이엔에 자외선을 쪼여 고리를 닫으면 5,6-다이메틸-1,3-사이클로헥사다이엔의 두 메틸은 시스인가 트랜스인가?

빛을 받으면 LUMO(ψ₄)가 새 HOMO가 된다. ψ₄의 양 끝 로브 대칭은 ψ₃와 반대다.

6π 광화학 반응은 콘로타토리다. 두 바깥 메틸이 같은 방향으로 돌면 고리의 반대 면으로 가므로 트랜스(라세미)가 된다. 열 반응(디스)은 시스였다.

1,3-뷰타다이엔(ε217 = 21 000 M⁻¹ cm⁻¹)의 2.0 × 10⁻⁵ M 헥세인 용액을 1.00 cm 셀에 넣었다. 217 nm에서 흡광도는?

\(A = \varepsilon bc = 21000\times1.00\times2.0\times10^{-5} = 0.42\).

같은 화합물의 미지 용액이 1.00 cm 셀에서 투과율 22.4%를 보였다. 농도는?

\(A = -\log_{10}T\).

\(A = -\log_{10}0.224 = 0.650\). \(c = 0.6498/21000 = 3.09\times10^{-5}\) M.

1-메틸-1,3-사이클로헥사다이엔의 λmax를 우드워드–피저 규칙으로 예측하라.

동종 고리 모핵. C1에는 메틸과 고리 잔기, C4에는 고리 잔기가 붙어 있다.

253 + 3 × 5 = 268 nm.

2-메틸-2-사이클로헥센온의 λmax를 예측하라.

6원 고리 엔온 215. α 탄소(C2)에 메틸 +10, β 탄소(C3)에 고리 잔기(C4) +12. 215 + 10 + 12 = 237 nm.

1,3-뷰타다이엔의 π 전자 4개를 길이 5.60 Å의 1차원 상자 속 입자로 보고 HOMO→LUMO 흡수 파장을 계산하라.

\(n=2\to3\), \(\Delta E = (3^2-2^2)h^2/8m_eL^2\).

\(\Delta E = 5h^2/(8m_eL^2) = 5(6.626\times10^{-34})^2/(8\times9.109\times10^{-31}\times(5.60\times10^{-10})^2) = 9.61\times10^{-19}\) J. \(\lambda = hc/\Delta E = 2.07\times10^{-7}\) m = 207 nm. 실측 217 nm에 가깝지만, 긴 폴리엔에서는 결합 교대를 무시한 이 모형이 λ를 크게 과대평가한다.

노볼락 수지의 248 nm 흡광 계수가 1.25 µm⁻¹(상용로그)라고 하자. 바닥 투과가 40% 이상이 되는 최대 막 두께는? (KrF 공정에서 쓰는 0.4–0.6 µm 막과 비교하라.)

\(10^{-ad}\ge0.40 \Rightarrow d \le -\log_{10}0.40/a = 0.398/1.25 = 0.318\) µm. KrF용 막 두께보다 얇아야 하므로 노볼락은 쓸 수 없고 PHOST(약 0.25 µm⁻¹, 최대 1.6 µm)로 바꿨다.

OLED 발광 분자의 발광 에너지가 2.30 eV이다. 발광 파장은? 무슨 색인가?

\(\lambda = 1239.8/2.30 = 539\) nm, 초록(연두) 빛.

개념 확인 퀴즈

알릴 양이온, 라디칼, 음이온의 π 에너지가 모두 같은 휘켈 비편재화 에너지(0.828β)를 갖는 이유는?

ψ₂의 에너지는 고립된 p 오비탈과 같은 α다. 그 오비탈에 전자를 0, 1, 2개 넣어도 고립 기준에 대한 차이는 ψ₁이 주는 0.828β로 그대로다. 실제로는 전자 반발 때문에 셋의 안정도가 다르지만 단순 휘켈은 이를 보지 못한다.

공액 다이엔의 HBr 첨가에서 높은 온도가 1,4-생성물을 늘리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장벽 차이는 거의 그대로이고 오히려 \(RT\)가 커져 속도 선택성은 약해진다. 결정적인 변화는 역반응이 빨라져 생성물 분포가 평형 값(열역학 지배)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다음 중 딜스–알더 반응의 다이엔이 될 수 없는 것은?

1,4-펜타다이엔은 고립 다이엔이라 네 p 오비탈이 이어진 4π 계가 없다. 딜스–알더의 다이엔은 s-시스가 될 수 있는 공액 다이엔이어야 한다.

ArF(193 nm) 레지스트에 방향족 고리가 없는 지환족 메타크릴레이트 수지를 쓰는 이유는?

페놀·벤젠 고리는 193 nm 근처(벤젠의 E 띠)에서 몰 흡광 계수가 수만에 이른다. 수십 nm 막에서 빛이 다 흡수되어 버린다. 대신 잃은 식각 내성은 아다만틸 같은 지환족 고리로 보완한다.

폴리엔 사슬의 이중 결합 수를 늘릴 때 일어나는 일로 옳지 않은 것은?

실제 폴리엔은 단일·이중 결합 길이가 번갈아 달라(결합 교대) 간격이 약 2 eV 근처에서 멈춘다. 그래서 β-카로텐(11개)이 450 nm, 폴리아세틸렌도 반도체(약 1.5 eV)다. 단순 휘켈은 이를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