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파와 불확정성
1장에서 빛이 알갱이(광자)로 행동한다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거꾸로, 알갱이라고 믿어 온 전자는 파동처럼 행동할까? 답은 "그렇다"이다. 전자 하나하나는 화면의 한 점에 떨어지지만, 수천 개가 모이면 파동만이 만들 수 있는 간섭 무늬가 나타난다. 그리고 "어느 슬릿으로 지나갔는지" 보려는 순간 무늬는 사라진다. 아래 화면을 눌러 경로 감지기를 켜고 꺼 보자.
- 드브로이 관계 \(\lambda = h/p\)로 전자·중성자·거시 물체의 파장을 구하고, 가속 전압이 수십 kV를 넘으면 상대론 보정을 넣는다.
- 데이비슨–거머 실험을 표면 원자열의 회절 \(d\sin\phi = n\lambda\)과 브래그 조건 \(2d\sin\theta = n\lambda\)으로 해석한다.
- 전자 이중 슬릿 실험에서 진폭이 더해지고 확률은 \(|\psi_1+\psi_2|^2\)라는 확률 해석을 설명하고, 경로 정보가 간섭을 지우는 이유를 말한다.
- 평면파를 겹쳐 파속을 만들고, 위상 속도 \(\omega/k\)와 군속도 \(d\omega/dk\)를 구별하며, 자유 입자의 군속도가 입자 속력과 같음을 보인다.
- 불확정성 원리 \(\Delta x\,\Delta p \ge \hbar/2\), \(\Delta E\,\Delta t \gtrsim \hbar/2\)를 써서 원자 크기, 영점 에너지, 나노 채널 속 전자의 구속 에너지를 어림한다.
드브로이 가설: 입자의 파장
1924년 루이 드브로이는 박사 논문에서 대담한 대칭을 제안했다. 광자는 파동인데도 운동량 \(p = h/\lambda\)를 가진다. 그렇다면 운동량 \(p\)를 가진 모든 입자에도 파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물질파(matter wave), 또는 드브로이 파(de Broglie wave)다.
운동량 \(p\), 에너지 \(E\)인 입자에는 파장 \(\lambda\)와 진동수 \(f\)인 파동이 따른다: \(\lambda = h/p\), \(f = E/h\). 파수 \(k = 2\pi/\lambda\)와 각진동수 \(\omega = 2\pi f\)로 쓰면 \(p = \hbar k\), \(E = \hbar\omega\)이다.
비상대론적 입자의 운동 에너지가 \(K\)이면 \(p = \sqrt{2mK}\)이다. 전위차 \(V\)로 가속한 전자는 \(K = eV\)를 얻으므로
질량이 크면 파장은 터무니없이 짧아진다. 0.145 kg 야구공이 40 m/s로 날면 \(\lambda = h/mv = 1.1\times10^{-34}\) m로, 양성자 크기보다 19자리나 작다. 어떤 틈이나 격자도 이런 파장을 회절시킬 수 없다. 우리가 일상에서 물질파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h\)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전압 2로 가속한 전자의 드브로이 파장은 비상대론 식으로 , 상대론 식으로 이다(차이 ). 전자의 속력은 광속의 이고, 이 파장은 Si 격자 상수 0.543 nm의 배다.
상대론적 보정
전자의 정지 에너지는 \(m_ec^2 = 511\) keV다. 운동 에너지가 이에 견줄 만큼 커지면 \(p = \sqrt{2mK}\)가 틀린다. 상대론의 에너지–운동량 관계 \(E^2 = (pc)^2 + (mc^2)^2\)에 \(E = K + mc^2\)를 넣으면 \((pc)^2 = K(K + 2mc^2)\)이므로
(a) 100 V로 가속한 전자, (b) 운동 에너지 0.0253 eV(300 K의 \(k_BT\))인 열중성자(\(m_n = 1.675\times10^{-27}\) kg), (c) 40 m/s로 나는 0.145 kg 야구공의 드브로이 파장을 구하라.
풀이 보기
투과 전자 현미경(TEM)이 전자를 200 kV로 가속한다. 상대론 보정을 넣은 파장과 비상대론 식의 파장을 비교하라. 이때 전자의 속력은 광속의 몇 배인가?
풀이 보기
공정 엔지니어가 매일 보는 단면 사진은 물질파로 찍는다. 200 kV TEM의 전자 파장은 2.51 pm로, 수차 보정 STEM은 약 0.05–0.1 nm 분해능에서 Si ⟨110⟩ 방향의 원자 기둥 쌍(간격 0.136 nm)을 하나하나 보여 준다. CD-SEM은 레지스트 손상과 대전을 줄이려고 0.3–1 kV(λ ≈ 71–39 pm)의 낮은 전압을 쓰는데, 이때 분해능(약 1 nm)을 정하는 것은 파장이 아니라 빔 지름과 시료 속 전자 산란 부피다. 50 kV 전자빔 마스크 라이터의 파장은 5.36 pm로 EUV(13.5 nm)보다 2500배 짧지만, 해상도는 레지스트 속 산란(근접 효과)과 샷 잡음이 정한다. 리소그래피 해상도 · EUV 노광
전자 회절: 데이비슨–거머 실험
1927년 벨 연구소의 데이비슨과 거머는 진공관 연구 도중 니켈 표적에 전자를 쏘다가, 산란된 전자의 세기가 특정 각도에서 뚜렷한 봉우리를 갖는 것을 발견했다. 사고로 표적을 가열해 니켈이 커다란 단결정으로 재결정된 뒤의 일이었다. 54 eV 전자에서 봉우리는 입사 방향과 50°를 이루는 곳에 있었다. 이것은 X선이 결정에서 회절하는 모습과 똑같았고, 드브로이 가설의 첫 직접 증거가 되었다.
- 전자총에서 나온 54 eV 전자가 Ni 결정 표면에 수직으로 들어가고, 검출기가 원호를 따라 돌며 각도 φ에서 산란된 전자를 센다.
- 표면의 원자 하나하나가 전자파를 사방으로 산란시킨다(호이겐스 원리).
- 이웃 원자열(간격 d)에서 φ 방향으로 나간 두 파동의 경로차는 \(d\sin\phi\)다.
-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일 때 모든 원자열의 파동이 보강된다. 극좌표로 그린 산란 세기가 50° 근처에서 불룩 튀어나온다.
니켈 표면의 원자열 간격은 \(d = 0.215\) nm다. 수직 입사에서 이웃 원자열이 내보낸 파의 경로차는 \(d\sin\phi\)이므로 보강 조건은
54 V에서 50°에 있던 봉우리는, 가속 전압을 100 V로 올리면 어디로 갈까?
데이비슨–거머 각도 스캔: 목표 각도에 봉우리를 세워라
브래그 조건: 결정면에서의 반사
데이비슨–거머의 봉우리는 결정 내부의 원자면에서 반사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간격 \(d\)인 평행한 원자면들에 파동이 면과 각 \(\theta\)(시선각, 면에서 잰 각)로 들어올 때, 아래 면에서 반사된 파동은 \(2d\sin\theta\)만큼 더 간다. 이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이면 모든 면의 반사파가 보강된다. 이것이 브래그 조건(Bragg condition)이며, X선·전자·중성자 회절에 똑같이 쓴다.
면간격 0.136인 결정면에 파장 0.154의 파동을 쏘면 1차 브래그 반사는 시선각 (검출기 2θ = )에서 나타나고, 2차는 . 이 파장이 전자라면 가속 전압 에 해당한다.
처음 값(0.136 nm = Si(004) 면간격 \(a/4\), 0.154 nm = Cu Kα X선)에서 2θ = 69.1°가 나온다. 이것이 실리콘 웨이퍼의 표준 XRD 봉우리다. 결정 회절은 전자만의 것도 아니다. 원자로나 가속기의 열중성자(thermal neutron)도 파장이 약 0.18 nm라 결정에서 회절하는데, 전하가 없어 시료 깊숙이 들어가고 가벼운 원소(수소·리튬)와 자기 질서에 민감하다.
니켈 표면의 원자열 간격은 0.215 nm다. 54.0 eV 전자를 수직으로 쏠 때 1차 회절 봉우리의 각도 φ를 구하라. 같은 결정에서 봉우리를 35.0°에 두려면 전압은 얼마여야 하는가?
풀이 보기
Cu Kα₁ X선(λ = 0.15406 nm)으로 (001) 실리콘 웨이퍼의 (004) 반사를 잰다. Si 격자 상수는 a = 0.5431 nm다. 검출기 각도 2θ는?
풀이 보기
전자 회절은 박막 성장의 눈이다. LEED(low-energy electron diffraction)는 20–200 eV(λ = 0.27–0.087 nm) 전자를 쓰는데, 이 에너지의 전자는 몇 원자층만 들어가므로 Si(001) 표면의 2×1 재구성 같은 표면 구조만 골라 본다. MBE 장비에 붙은 RHEED(reflection high-energy electron diffraction)는 10–30 keV 전자를 표면에 1–3°로 스치듯 쏘아 성장 중에 실시간으로 본다. 원자층 하나가 채워질 때마다 반사 세기가 한 번씩 진동하므로, GaAs/AlGaAs 양자 우물을 단원자층(0.283 nm) 단위로 세어 쌓는다. X선 회절(Cu Kα, 0.154 nm)은 Si(004) 2θ = 69.13° 봉우리 옆에 SiGe 층 봉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로 Ge 조성과 변형 정도를 재고, 봉우리 폭(요동 곡선)으로 결정성을 판정한다. 결정 구조 · 공정
이중 슬릿과 확률 해석
파동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실험은 이중 슬릿이다. 1961년 왼손은 전자를 미세한 두 틈에 통과시켜 간섭 무늬를 얻었고, 1989년 히타치의 도노무라 연구진은 전자를 한 번에 하나씩 보내며 무늬가 쌓이는 과정을 촬영했다. 전자 사이 간격이 150 km나 되어 두 전자가 동시에 장치 안에 있을 수 없었는데도 무늬가 생겼다.
전자를 1초에 몇 개씩, 하나하나 따로 이중 슬릿에 보낸다. 화면에는 무엇이 보일까?
전자가 하나씩 도착하는 이중 슬릿
무늬의 밝은 줄은 두 슬릿까지의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인 곳, \(d\sin\theta = m\lambda\)에 생긴다. 화면이 멀리 있으면(\(L \gg d\)) 화면 위 위치 \(y = L\tan\theta \approx L\theta\)이므로 밝은 줄 사이 간격은
진폭을 더하고, 제곱해 확률을 얻는다
이 실험을 설명하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전자의 상태를 복소수 값의 파동함수(wave function) \(\psi\)로 나타내고, 어떤 위치에서 전자가 검출될 확률은 \(|\psi|^2\)에 비례한다(보른 해석(Born interpretation), 4장). 슬릿 1을 지나는 진폭을 \(\psi_1\), 슬릿 2를 지나는 진폭을 \(\psi_2\)라 하면, 두 길이 모두 열려 있고 어느 길인지 알 수 없을 때는 진폭이 더해진다.
- 슬릿 2를 막으면 전자는 슬릿 1 뒤쪽을 중심으로 넓게 퍼진다.
- 슬릿 1을 막으면 슬릿 2 뒤쪽에 같은 모양이 생긴다.
- 전자가 총알 같은 고전 입자라면, 둘 다 열 때의 분포는 두 분포의 합 P₁ + P₂여야 한다.
- 실제로는 진폭이 먼저 더해져 줄무늬가 생긴다. 밝은 곳은 P₁ + P₂의 2배, 어두운 곳은 0이다.
관측하면 사라지는 간섭
전자가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려고 슬릿 뒤에 빛을 비춘다고 하자. 산란된 광자로 경로를 알 수 있을 만큼 빛이 강하면 줄무늬는 사라지고, 분포는 \(P_1 + P_2\)가 된다. 경로 정보가 진폭 \(\psi_1\)과 \(\psi_2\)를 서로 구별되는 상태(광자가 다른 곳으로 튄 상태)와 묶어 버려 간섭항이 0이 되기 때문이다. 경로 정보가 부분적이면 무늬의 가시도(visibility) \(V = (P_\text{max} - P_\text{min})/(P_\text{max} + P_\text{min})\)가 그만큼 줄어든다. 경로를 알아내려면 광자의 파장이 슬릿 간격 \(d\)보다 짧아야 하는데, 그런 광자는 운동량 \(h/\lambda > h/d\)를 전자에 주어 전자의 진행 방향을 무늬 간격 이상으로 흔들어 놓는다. 이 상충 관계가 바로 다음에 다룰 불확정성 원리다.
전자는 "때로는 파동, 때로는 입자"가 아니다. 전자는 언제나 양자역학의 파동함수로 기술되는 하나의 대상이다. 파동함수는 확률 진폭으로서 퍼져 나가고 간섭하며, 검출은 언제나 한 점에서 일어난다. 이 규칙만으로 이 장의 모든 실험이 설명된다. 4장에서 이 파동함수가 따르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세운다.
50.0 kV로 가속한 전자를 간격 1.00 µm인 이중 슬릿에 보낸다. 슬릿에서 0.500 m 떨어진 화면에서 밝은 줄 사이 간격은?
풀이 보기
파속: 위상 속도와 군속도
파장이 정확히 하나인 평행파 \(\psi = Ae^{i(kx - \omega t)}\)는 운동량 \(\hbar k\)가 정확히 정해져 있지만, 공간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어 "입자가 어디 있는지"를 전혀 말해 주지 못한다. 한곳에 모인 입자를 나타내려면 파수가 조금씩 다른 평면파를 많이 겹쳐 파속(wave packet)을 만들어야 한다. 겹친 파동들은 가운데서는 보강하고 멀어질수록 위상이 어긋나 상쇄된다.
- 파수가 하나뿐인 파동은 끝없이 같은 모양이다. 운동량은 정확하지만 위치는 전혀 모른다.
- 파수가 조금 다른 두 파동을 더하면 맥놀이가 생긴다. 포락선 덩어리가 끝없이 되풀이된다.
- 성분을 5개로 늘리면 덩어리는 좁아지고 덩어리 사이 간격(\(2\pi/\delta k\))은 넓어진다.
- 성분이 많고 촘촘하면 되풀이가 사라지고 덩어리 하나만 남는다. 폭은 파수 분포의 폭에 반비례한다.
파수 분포가 가우스 꼴이면 파속도 가우스 꼴이고, 두 폭(표준 편차)의 곱은 정확히
파속 합성기: 성분을 겹쳐 목표 폭의 파속을 만들어라
위상 속도와 군속도
파속에는 속도가 둘 있다. 개별 마루가 움직이는 위상 속도(phase velocity)와 포락선 덩어리가 움직이는 군속도(group velocity)다. 파수 \(k_0\) 근처의 두 성분 \(k_0 \pm \delta k\)를 더해 보면 \(\cos(k_0x - \omega_0t)\cdot\cos(\delta k\,x - \delta\omega\,t)\)가 되어, 반송파는 \(\omega_0/k_0\)로, 포락선은 \(\delta\omega/\delta k\)로 움직인다.
자유 입자에 드브로이 관계를 적용하면 \(E = \hbar\omega\), \(p = \hbar k\), \(E = p^2/2m\)에서 \(\omega = \hbar k^2/2m\)이다. 따라서
위상 속도와 군속도: 분산 곡선 위의 점을 끌어라
운동 에너지 10인 전자의 속력(군속도)은 , 위상 속도는 그 절반인 이며, 파장은 , 각진동수는 \(\omega = E/\hbar =\) 이다.
운동 에너지 10.0 eV인 자유 전자 파속의 군속도, 위상 속도, 중심 파장을 구하라.
풀이 보기
반도체 속 전자도 파속이다. 결정의 분산 관계는 에너지 띠 \(E(k)\)이므로 전자의 속도는 \(v_g = (1/\hbar)\,dE/dk\)이고, 띠 바닥 근처의 곡률 \(\hbar^2/(d^2E/dk^2)\)가 유효 질량이 된다(Si 전도대 전도 유효 질량 0.26 me, GaAs 0.067 me). 브릴루앙 영역 경계에서는 \(dE/dk = 0\)이라 군속도가 0 — 브래그 반사로 앞뒤 파가 정상파를 이룬 상태다. 센 전기장 아래에서 Si 전자의 드리프트 속도가 약 1×10⁷ cm/s에서 포화되는 것도, 전자가 광학 포논을 내며 띠 위쪽(군속도가 작아지는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장 에너지 띠 · 캐리어 수송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
파속의 폭 관계 \(\Delta x\,\Delta k \ge 1/2\)에 \(p = \hbar k\)를 곱하면 양자역학의 가장 유명한 식이 나온다. 1927년 하이젠베르크가 제시한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다.
어떤 상태에서든 위치의 표준 편차 \(\Delta x\)와 같은 방향 운동량의 표준 편차 \(\Delta p_x\)는 \(\Delta x\,\Delta p_x \ge \hbar/2\)를 만족한다. 등호는 가우스 파속에서 성립한다.
이것은 측정 기술이 서툴러서 생기는 한계가 아니다. 위치가 정확한 상태는 그 자체로 넓은 범위의 운동량 성분을 품고 있다. "전자가 위치도 속도도 정확한 상태에 있는데 우리가 모를 뿐"이 아니라, 그런 상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hbar = 1.055\times10^{-34}\) J·s가 워낙 작아서 거시 세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전자빔을 좁은 단일 슬릿에 통과시킨다. 슬릿 폭을 좁히면 멀리 있는 화면의 빔 자국은 어떻게 될까?
전자를 \(\Delta x =\) 0.10 안에 가두면 \(\Delta p \ge \hbar/2\Delta x\)이므로 속도의 불확정성은 적어도 이고, 이 운동량 퍼짐에 해당하는 운동 에너지 규모 \((\Delta p)^2/2m\)은 이다. 같은 \(\Delta x\)에 양성자를 가두면 \(\Delta v \ge\) .
(a) 위치 불확정성이 0.100 nm(원자 크기)인 전자의 속도 불확정성 최솟값은? (b) 질량 1.00 µg인 먼지의 위치를 1.00 µm까지 정할 때 속도 불확정성의 최솟값은?
풀이 보기
에너지–시간 불확정성
시간과 진동수 사이에도 같은 푸리에 관계가 있다. 지속 시간 \(\Delta t\)인 파동은 진동수 폭 \(\Delta\omega \gtrsim 1/(2\Delta t)\)를 가진다. \(E = \hbar\omega\)를 곱하면
에너지 폭은 분광의 기본 한계다. 원자 전이처럼 수명이 ns 수준이면 선폭은 \(10^{-7}\) eV 정도로 아주 좁아 원자 시계와 레이저의 기준이 되고, 펨토초 레이저 펄스는 반대로 수십 meV의 넓은 스펙트럼을 가져야만 한다.
불확정성으로 어림하기: 원자 크기와 영점 에너지
불확정성 원리는 계산 없이 양자 세계의 크기를 가늠하는 강력한 도구다. 입자를 크기 \(r\)인 영역에 가두면 운동량이 적어도 \(\Delta p \sim \hbar/r\)만큼 퍼지고, 평균 운동량이 0이어도 운동 에너지는 \(\langle p^2\rangle/2m \sim \hbar^2/(2mr^2)\)이 된다. 가둘수록 운동 에너지가 커지는 이 "갇힘 에너지"가 원자가 찌그러지지 않는 이유다.
수소 원자의 크기
양성자 둘레 거리 \(r\) 안에 갇힌 전자의 에너지를 \(\Delta p \approx \hbar/r\)로 어림하면
원자의 크기 찾기: 에너지가 가장 낮은 r로 끌어라
영점 에너지
폭 \(L\)인 상자에 갇힌 입자는 \(\Delta x \lesssim L/2\)이므로 \(\Delta p \ge \hbar/(2\Delta x) \ge \hbar/L\)이고, 바닥 상태에서도 운동 에너지가 \(E \gtrsim (\Delta p)^2/2m = \hbar^2/(2mL^2)\)이다. 정확한 무한 우물의 바닥 에너지(5장)는 \(\pi^2\hbar^2/(2mL^2)\)로 이 어림보다 \(\pi^2 \approx 10\)배 크지만, \(1/(mL^2)\)에 비례한다는 핵심은 같다. 절대 영도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이 최소 에너지를 영점 에너지(zero-point energy)라 한다. 헬륨이 상압에서는 절대 영도까지 얼지 않고 액체로 남는 것도 가벼운 원자의 영점 운동이 크기 때문이다.
GAA 트랜지스터의 실리콘 나노시트 두께가 5.00 nm다. 두께 방향으로 갇힌 전자(그 방향 유효 질량 0.98 me와 0.19 me인 두 종류의 골짜기)의 영점 에너지를 불확정성 어림 \(\hbar^2/(2m^*L^2)\)과 무한 우물 값 \(\pi^2\hbar^2/(2m^*L^2)\)으로 구하고, 상온 열에너지 \(k_BT = 25.9\) meV와 비교하라.
풀이 보기
나노시트·FinFET 채널의 두께가 전자의 드브로이 파장(Si 전도대 전자의 상온 열 파장 약 10 nm)에 가까워지면, 불확정성 원리가 채널 설계 변수가 된다. 5 nm 시트에서 바닥 준위는 전도대 끝보다 15 meV 이상 올라가고, 두께가 ±0.5 nm 흔들리면 이 에너지가 약 ±3 meV 흔들려 문턱 전압 산포의 원인이 된다. 반전층 전자도 SiO₂/Si 계면의 삼각 우물(폭 약 2–3 nm)에 갇혀 계면에서 1 nm쯤 떨어진 곳에 분포의 봉우리를 가지므로(양자 커패시턴스), 실제 등가 산화막 두께가 0.3–0.4 nm 두꺼워 보인다. 5장 양자 우물과 구속 · 소자 축소 · MOSFET
핵심 정리
- 모든 입자에는 드브로이 파장 \(\lambda = h/p\)가 있다. 전압 V로 가속한 전자는 \(\lambda = 1.226/\sqrt V\) nm이고, 수십 kV 이상에서는 \(\lambda = hc/\sqrt{K(K+2mc^2)}\)로 상대론 보정을 한다(200 kV: 2.51 pm).
- 데이비슨–거머 실험은 전자의 결정 회절로 물질파를 확인했다: 표면 원자열 \(d\sin\phi = n\lambda\), 결정면 브래그 조건 \(2d\sin\theta = n\lambda\).
- 전자 하나는 한 점에서 검출되지만 도착 확률이 \(|\psi_1+\psi_2|^2\)를 따라 간섭 무늬를 만든다. 경로 정보가 있으면 간섭항이 사라져 \(P_1+P_2\)가 된다.
- 파속은 평면파의 겹침(푸리에 합성)이며 \(\Delta x\,\Delta k \ge 1/2\)이다. 마루는 위상 속도 \(\omega/k\)로, 포락선은 군속도 \(d\omega/dk\)로 움직인다.
- 자유 입자는 \(\omega = \hbar k^2/2m\)이므로 \(v_g = v\), \(v_p = v/2\)다. 결정 속 전자의 속도는 \(v_g = (1/\hbar)dE/dk\)이다.
- 불확정성 원리 \(\Delta x\,\Delta p \ge \hbar/2\), \(\Delta E\,\Delta t \gtrsim \hbar/2\)는 측정의 한계가 아니라 파동의 본성이다. 이것으로 원자 크기(\(a_0\)), 결합 에너지(13.6 eV), 갇힌 입자의 영점 에너지(\(\propto 1/mL^2\))를 어림한다.
연습문제
상수: \(h = 6.626\times10^{-34}\) J·s, \(\hbar = 1.055\times10^{-34}\) J·s, \(m_e = 9.109\times10^{-31}\) kg, \(m_p = 1.673\times10^{-27}\) kg, \(m_n = 1.675\times10^{-27}\) kg, \(hc = 1239.84\) eV·nm, \(m_ec^2 = 511.0\) keV, \(\hbar^2/2m_e = 0.0381\) eV·nm². 답이 ±1% 이내면 정답이다.
50.0 eV 전자의 드브로이 파장은?
\(\lambda = 1.226/\sqrt{50.0} = 0.173\) nm.
파장 0.180 nm인 중성자의 운동 에너지는 몇 meV인가?
\(p = h/\lambda = 3.681\times10^{-24}\) kg·m/s, \(K = p^2/2m_n = 4.045\times10^{-21}\) J \(= 0.0252\) eV = 25.2 meV. 상온 \(k_BT\)와 비슷해 "열중성자"라 부른다.
운동 에너지가 같은(비상대론적) 전자와 양성자의 파장 비 \(\lambda_e/\lambda_p\)는?
\(\lambda \propto 1/\sqrt m\) → \(\lambda_e/\lambda_p = \sqrt{m_p/m_e} = \sqrt{1836} = 42.9\).
CD-SEM이 1.00 kV의 낮은 가속 전압으로 레지스트 패턴을 잰다. 전자의 파장은 몇 pm인가? 상대론 보정은 몇 %인가(답은 파장만 입력)?
\(\lambda = 1.226/\sqrt{1000}\) nm = 38.8 pm. 보정 인자 \(1/\sqrt{1 + 1/1022} = 0.99951\) → 0.05%, 무시할 만하다(상대론 식으로 38.76 pm).
니켈 표면(원자열 간격 0.215 nm)에 수직으로 쏜 전자의 1차 회절 봉우리가 30.0°에 생기려면 가속 전압은?
\(\lambda = d\sin\phi = 0.215\times0.500 = 0.1075\) nm, \(V = (1.226/0.1075)^2 = 130\) V.
Si(001) 웨이퍼 위에 키운 SiGe 층의 (004) 봉우리가 Cu Kα₁(0.15406 nm)에서 2θ = 66.00°에 나타났다. 성장 방향의 격자 상수 \(a_\perp\)는?
\(d = \lambda/(2\sin33.00^\circ) = 0.15406/(2\times0.54464) = 0.14143\) nm, \(a_\perp = 4d = 0.566\) nm. Si(0.5431 nm)보다 4% 크다 — 면내에서 Si에 맞춰 눌린 SiGe가 성장 방향으로 늘어난 것(정방 변형)이다.
10.0 kV로 가속한 전자가 간격 0.500 µm인 이중 슬릿을 지나 1.00 m 떨어진 화면에 닿는다. 상대론 보정을 넣어 밝은 줄 간격을 구하라.
\(\lambda = 1239.84/\sqrt{10^4(10^4 + 1.022\times10^6)} = 12.20\) pm, \(\Delta y = \lambda L/d = 12.20\times10^{-12}\times1.00/0.500\times10^{-6} = 24.4\) µm.
전자 이중 슬릿 실험에서 슬릿 바로 뒤에 감지기를 두어 모든 전자가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기록했다. 화면의 분포는?
경로 정보가 있으면 진폭이 아니라 확률이 더해져 간섭항 \(2|\psi_1||\psi_2|\cos\delta\)가 사라진다.
드브로이 파장이 0.500 nm인 자유 전자 파속의 군속도와 위상 속도(운동 에너지 기준)를 구하라.
\(v_g = v = h/(m\lambda) = 6.626\times10^{-34}/(9.109\times10^{-31}\times5.00\times10^{-10}) = 1.45\times10^6\) m/s, \(v_p = v/2 = 7.27\times10^5\) m/s.
위치 불확정성이 1.00 nm인 전자의 속도 불확정성 최솟값은?
\(\Delta v = \hbar/(2m\Delta x) = 1.055\times10^{-34}/(2\times9.109\times10^{-31}\times10^{-9}) = 5.79\times10^4\) m/s.
들뜬 상태의 수명이 1.60 ns다. \(\Delta E\,\Delta t \ge \hbar/2\)로 에너지 폭의 최솟값과, 그에 해당하는 방출 빛의 진동수 폭 \(\Delta\nu = \Delta E/h\)를 구하라.
\(\Delta E = \hbar/(2\tau) = 6.582\times10^{-16}\text{ eV}\cdot\text{s}/(3.20\times10^{-9}\text{ s}) = 2.06\times10^{-7}\) eV, \(\Delta\nu = 1/(4\pi\tau) = 4.97\times10^7\) Hz ≈ 50 MHz.
Si 속 인(P) 주개의 전자는 유효 질량 \(m^* = 0.26\,m_e\)로 움직이고, 쿨롱 힘은 \(\varepsilon_r = 11.7\)만큼 약해진다. 불확정성 어림 \(E(r) = \hbar^2/(2m^*r^2) - e^2/(4\pi\varepsilon_0\varepsilon_r r)\)의 최솟값으로 결합 에너지와 궤도 반지름을 구하라(\(a_0 = 0.0529\) nm, Ry = 13.6 eV).
\(E_b = 13.606\times0.26/11.7^2 = 0.0258\) eV = 25.8 meV, \(r_0 = 0.0529\times11.7/0.26 = 2.38\) nm. 실측 P 결합 에너지는 45 meV로, 주개 원자 바로 둘레에서 유전 차폐가 약해지는 효과(중심 세포 보정)가 빠져 있다. 반지름이 격자 상수의 4배여서 연속체(유효 질량) 근사가 대체로 통한다.
100 kV 전자빔 리소그래피 장비의 전자 파장을 상대론 식으로 구하라(pm).
\(\lambda = 1239.84/\sqrt{10^5(10^5 + 1.022\times10^6)}\) nm \(= 1239.84/3.350\times10^5 = 3.70\times10^{-3}\) nm = 3.70 pm. 비상대론 식(3.88 pm)보다 4.8% 짧다. 파장은 EUV(13.5 nm)의 1/3600이지만 실제 해상도는 레지스트 속 산란으로 수 nm에 머문다.
가우스 파속의 폭 Δx를 1/3로 줄이려면 파수 분포의 폭 Δk는?
\(\Delta x\,\Delta k = 1/2\)로 일정하므로 Δk는 3배가 되어야 한다. 파속 합성기에서 확인하라.
지름 약 10 fm인 원자핵 안에 양성자가 갇혀 있다. \(\Delta x \approx 5.0\) fm, \(\Delta p \approx \hbar/\Delta x\)로 잡고 \(K \approx (\Delta p)^2/2m_p\)로 운동 에너지를 어림하라(\(\hbar c = 197.3\) MeV·fm, \(m_pc^2 = 938.3\) MeV).
\(K \approx (\hbar c)^2/(2m_pc^2\Delta x^2) = 197.3^2/(2\times938.3\times25) = 0.830\) MeV. 원자 속 전자(eV)보다 백만 배 큰 이 에너지가 핵반응이 MeV 규모인 이유다.
개념 확인 퀴즈
같은 속력으로 움직이는 전자와 양성자 중 드브로이 파장이 긴 것은?
비상대론 영역에서 전자의 가속 전압을 4배로 올리면 파장은?
전자를 하나씩 보내는 이중 슬릿 실험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자유 전자 파속의 포락선이 움직이는 속도는 전자의 고전적 속력 v와 비교해?
상자의 폭을 절반으로 줄이면, 갇힌 입자의 영점 에너지는 대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