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

도체와 유전체

2장의 전하는 진공에 떠 있었다. 실제 칩 속 전하는 금속과 절연막 사이에 있다. 금속 안의 자유 전자는 순식간에 움직여 내부 전기장을 0으로 만들고, 절연막의 원자는 조금씩 찌그러져 전기장을 약하게 한다. DRAM 셀 하나는 높이 1.5 µm의 원통에 약 6 fF을 담고, 게이트 절연막은 얇은 계면층 위에 2 nm 남짓한 HfO₂를 올려 SiO₂ 1 nm 안팎의 정전 용량을 낸다. 모두 이 장의 두 주인공, 도체와 유전체가 하는 일이다. 아래 화면의 회색 도체는 균일한 전기장 속에 놓여 있다. 끌어서 옮기면 표면 전하가 다시 자리를 잡으며 장선이 도체 표면에 수직으로 꽂히는 모습이 보인다.

도체를 끌고, 빈 곳을 누르면 모양이 바뀐다

정전 평형의 도체와 차폐

도체는 원자에 묶이지 않은 자유 전하(금속의 전도 전자)를 가진 물질이다. 도체에 전기장을 걸면 자유 전자가 힘을 받아 움직이고, 움직인 전자가 표면에 쌓여 반대 방향의 장을 만든다. 이 과정은 내부 장이 0이 될 때까지 계속된다. 전하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이 상태를 정전 평형(electrostatic equilibrium)이라 한다. 금속에서 평형에 이르는 시간은 전자의 충돌 시간(약 10⁻¹⁴ s) 정도로, 회로의 어떤 시간 척도보다 짧다(5장의 전하 이완 시간).

정전 평형 도체의 네 성질

① 도체 안의 전기장은 0이다. ② 따라서 가우스 법칙 \(\nabla\cdot\mathbf E = \rho/\varepsilon_0\)에서 도체 안의 알짜 전하 밀도도 0이고, 남는 전하는 모두 표면에 있다. ③ 도체 전체가 하나의 등전위다. ④ 표면 바로 바깥의 전기장은 표면에 수직이고 크기는 \(\sigma/\varepsilon_0\)이다.

$$\mathbf E_{\text{안}} = 0,\qquad V = \text{일정},\qquad \mathbf E_{\text{표면}} = \frac{\sigma}{\varepsilon_0}\,\hat{\mathbf n}$$
\(\hat{\mathbf n}\)은 표면에서 바깥을 향하는 단위 법선, \(\sigma\)는 그 점의 표면 전하 밀도(C/m²). 접선 성분이 있으면 표면 전하가 표면을 따라 흘러가므로 평형에서는 접선 성분이 0이다. 크기는 표면을 감싼 납작한 가우스 상자(필박스)에서 \(E\,\Delta A = \sigma\Delta A/\varepsilon_0\)로 얻는다.
전자가 받는 힘 −eE 표면 전하의 장전자가 왼쪽 면에 쌓이며 반대 방향 장이 자란다 −−−− ++++ E = 0 평형: 내부 E = 0, 바깥 장선은 표면에 수직으로 꽂힌다 공동 빈 공동 속도 E = 0 — 바깥 장이 어떻게 바뀌어도 들어오지 못한다
  1. 외부 전기장이 걸린 순간, 도체 속 자유 전자(파란 점)는 \(-e\mathbf E\)의 힘을 받아 왼쪽으로 움직인다.
  2. 전자가 왼쪽 면에 쌓이고 오른쪽 면에는 양이온이 드러난다. 이 표면 전하가 만드는 장은 도체 안에서 외부 장과 반대 방향이다.
  3. 두 장이 도체 안에서 정확히 상쇄되면 전자가 멈춘다. 바깥 장선은 표면 전하에서 끝나거나 시작하고, 표면에 수직으로 꽂힌다.
  4. 도체 안에 빈 공동이 있어도 공동 속 장은 0이다. 외부 장은 바깥 표면의 전하 배치만 바꿀 뿐 공동에는 닿지 못한다 — 정전 차폐다.
균일한 전기장에 놓인 도체 덩어리. 유도된 표면 전하가 도체 내부의 장을 지우고, 바깥 장을 표면에 수직으로 휘게 만든다.

공동과 정전 차폐

도체 속 빈 공동에 전하가 없으면 공동 안의 전기장은 바깥 상황과 상관없이 0이다. 공동 벽에서 시작해 벽에서 끝나는 장선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장선을 따라가다 도체 속으로 돌아오는 닫힌 경로의 \(\oint\mathbf E\cdot d\mathbf l\)이 0이 아니게 되어 정전기장의 보존성(\(\nabla\times\mathbf E = 0\))과 모순이기 때문이다(엄밀한 증명은 4장의 유일성 정리). 이것이 정전 차폐(electrostatic shielding)이고, 금속 그물로 만든 패러데이 상자, 동축 케이블의 바깥 도체, RF 칩의 금속 덮개가 같은 원리로 일한다.

반대로 공동 안에 전하 \(q\)를 넣으면 공동 벽에 \(-q\)가 유도되고, 고립된 도체라면 바깥 표면에 \(+q\)가 나타난다. 바깥 표면의 전하 분포는 바깥 표면의 모양으로만 정해지고, \(q\)가 공동 안 어디에 있는지는 바깥에서 알 수 없다. 도체를 접지하면 바깥 표면의 \(+q\)가 땅으로 빠져나가 안팎이 서로를 완전히 볼 수 없게 된다.

뾰족한 끝의 장 집중

도체 전체가 등전위라는 조건은 표면 전하를 고르게 퍼뜨리지 않는다. 반지름 \(R_1\), \(R_2\)인 두 도체 구를 긴 도선으로 이었다고 하자. 두 구는 같은 전위 \(V = Q_1/4\pi\varepsilon_0R_1 = Q_2/4\pi\varepsilon_0R_2\)를 가지므로 \(Q \propto R\)이고, 표면 전하 밀도와 표면 장은 반지름에 반비례한다.

$$\frac{\sigma_1}{\sigma_2} = \frac{Q_1/R_1^2}{Q_2/R_2^2} = \frac{R_2}{R_1},\qquad \frac{E_1}{E_2} = \frac{R_2}{R_1}$$
곡률 반지름이 작은 곳(뾰족한 끝)일수록 전하가 빽빽하고 장이 세다. 균일한 장 \(E_0\) 속 도체 돌기 끝의 장을 \(\beta E_0\)로 쓰고 \(\beta\)를 장 증강 계수(field enhancement factor)라 한다. 평면 위 반구는 \(\beta = 3\)(2차원 반원통은 2), 높이 \(h\)·끝 반지름 \(r\)인 가는 막대는 대략 \(h/r\)에 비례해 커진다.
MINI LAB도선으로 이은 두 도체 구. 두 구 꼭대기의 흰 원을 끌어 반지름을 바꾼다. 점 하나는 같은 양의 전하이고, 화살표 길이는 표면 전기장이다. 작은 구에는 전하가 적게 실리지만 표면 장은 오히려 세다. 표면 장이 공기의 절연 내력 3 MV/m(30 kV/cm)을 넘으면 코로나 방전이 시작된다.

피뢰침이 뾰족한 이유, 고전압 장비의 전극 끝을 둥글게 다듬는 이유, 그리고 칩 위 금속 배선의 모서리와 공정 중 떨어진 금속 입자가 절연막 파괴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두 평행판 사이 아래 판에 도체 돌기를 세우고 라플라스 방정식을 격자 위에서 푼다(4장에서 자세히 다룰 이완법).

아래 판(접지)에서 위로 솟은 도체 돌기를 점점 높고 가늘게 만든다. 돌기 전체는 아래 판과 같은 전위다. 돌기 꼭대기의 전기장은 어떻게 될까?

돌기는 등전위면을 위로 밀어 올린다. 꼭대기 위의 등전위선 간격이 촘촘해지므로 \(E = -\nabla V\)가 커진다. 꼭대기 흰 원을 위로 끌어 \(\beta\)가 5를 넘게 만들어 보자.
SIMULATOR

뾰족한 도체 끝의 장 집중: β = 5를 넘겨라

돌기의 꼭대기·옆 흰 원을 끈다
배경
높이 h / 끝 반지름 r—
평균 장 E₀ = V₀/d—
꼭대기 장 Emax—
장 증강 계수 β—
공기 방전 시작 V₀—
과녁 β ≥ 5—
판 간격 d = 1 mm, 격자 120×72의 2차원 풀이다(종이면에 수직으로 길게 뻗은 능선 모양 돌기). 2차원 능선의 장 집중은 같은 모양의 3차원 바늘보다 약하다. 해볼 것: ① 반구(기본값)에서 β가 2 가까이 나오는지 확인하라(2차원 반원통의 정확한 값 2). ② 높이는 그대로 두고 옆 원으로 끝 반지름만 줄여 β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라. ③ β ≥ 5를 만든 뒤 "공기 방전 시작 V₀"가 평평한 판(3 kV)보다 얼마나 낮아졌는지 읽어라.

반지름 1.0 cm와 5.0 cm인 도체 구를 멀리 떨어뜨려 놓고 가는 도선으로 이었다. 전체 전하 12 nC을 주었을 때 각 구의 전하, 표면 전기장, 공통 전위는? 도선의 전하와 두 구의 상호 영향은 무시한다.

풀이 보기
전략 도선으로 이었으므로 두 구는 등전위다. 고립 구의 전위 \(V = Q/4\pi\varepsilon_0R\)에서 \(Q_1/R_1 = Q_2/R_2\).
풀이 \(Q_1 = Q\,R_1/(R_1+R_2) = 12\times1/6 = 2.0\) nC, \(Q_2 = 10\) nC. 표면 장 \(E = Q/4\pi\varepsilon_0R^2\): \(E_1 = (8.988\times10^9)(2.0\times10^{-9})/(0.010)^2 = 1.80\times10^5\) V/m, \(E_2 = (8.988\times10^9)(1.0\times10^{-8})/(0.050)^2 = 3.60\times10^4\) V/m. 전위 \(V = (8.988\times10^9)(2.0\times10^{-9})/0.010 = 1.80\times10^3\) V.
\(Q_1 = 2.0\) nC, \(Q_2 = 10\) nC; \(E_1 = 180\) kV/m, \(E_2 = 36.0\) kV/m; \(V = 1.80\) kV
검토 큰 구가 전하를 5배 더 가졌지만 표면 장은 작은 구가 5배 세다(\(E_1/E_2 = R_2/R_1\)). 두 구 모두 공기 파괴 장 3 MV/m보다 한참 아래다.

분극과 속박 전하

유전체(절연체)에는 멀리 움직일 수 있는 자유 전하가 없다. 그래도 전기장을 걸면 원자의 전자 구름이 핵에 대해 조금 밀리고, 이온 결정의 양·음이온이 반대로 밀리고, 극성 분자가 장 쪽으로 돈다. 그 결과 물질 곳곳에 작은 쌍극자 \(\mathbf p\)가 생긴다. 단위 부피당 쌍극자 모멘트를 분극(polarization) \(\mathbf P\)라 한다(단위 C/m²). 원자 수준에서 쌍극자가 어떻게 생기고 진동수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는 고체물리 14장 유전체와 광학적 성질에서 다룬다. 여기서는 \(\mathbf P\)가 주어졌을 때 그것이 어떤 장을 만드는지를 묻는다.

쌍극자 하나의 전위는 \(V = \mathbf p\cdot\hat{\mathbf R}/4\pi\varepsilon_0R^2\)이다(2장). 부피 요소 \(d\tau'\)의 쌍극자 \(\mathbf P\,d\tau'\)를 모두 더하고, \(\hat{\mathbf R}/R^2 = \nabla'(1/R)\)를 써서 부분 적분하면 전위가 두 가지 전하 분포의 쿨롱 전위로 나뉜다.

$$V(\mathbf r) = \frac{1}{4\pi\varepsilon_0}\oint_S\frac{\sigma_b}{R}\,da' + \frac{1}{4\pi\varepsilon_0}\int_\tau\frac{\rho_b}{R}\,d\tau',\qquad \sigma_b = \mathbf P\cdot\hat{\mathbf n},\quad \rho_b = -\nabla\cdot\mathbf P$$
\(\sigma_b\)와 \(\rho_b\)를 속박 전하(bound charge)라 한다. 원자에 묶여 있어 떼어 낼 수는 없지만, 만드는 장은 같은 양의 자유 전하가 만드는 장과 똑같다. 발산 정리에서 \(\oint\sigma_b\,da + \int\rho_b\,d\tau = 0\) — 중성 유전체의 속박 전하는 모두 합하면 0이다.
균일한 P −+ −+ −+ −+ −+ −+ −+ −+ −+ −+ −+ −+ P −−−+++ 안쪽 +·− 쌍은 서로 상쇄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는 P −+++ 들어오는 쌍극자 끝(−)이 나가는 끝(+)보다 많다 → 내부에 ρb = −dP/dx < 0
  1. 균일하게 분극된 판: 모든 분자가 같은 쌍극자를 가진다.
  2. 안쪽에서는 한 분자의 +끝과 이웃 분자의 −끝이 겹쳐 상쇄된다. 두 표면에만 짝 없는 전하 \(\sigma_b = \mathbf P\cdot\hat{\mathbf n} = \pm P\)가 남는다.
  3. 분극이 위치에 따라 변하면 안쪽 상쇄가 불완전하다. 어떤 부피로 들어오는 −끝과 나가는 +끝의 차이가 부피 속박 전하 \(\rho_b = -\nabla\cdot\mathbf P\)다.
속박 전하가 생기는 두 가지 방식. 표면 속박 전하는 분극이 끝나는 곳에, 부피 속박 전하는 분극이 고르지 않은 곳에 생긴다.
분극 모양
MINI LAB유전체 판의 분자 쌍극자(위)와 \(P(x)\)·\(\rho_b(x)\) 그래프(아래). 판 위를 누른 채 좌우로 끌면 그 위치의 \(P\)와 \(\rho_b\)를 읽는다. 어떤 모양이든 표면 전하와 부피 전하를 모두 더하면 0이 되는지 확인하라.

선형 유전체와 감극장

대부분의 절연체에서 분극은 그 자리의 전기장에 비례한다.

$$\mathbf P = \varepsilon_0\chi_e\mathbf E$$
\(\chi_e\)는 전기 감수율(electric susceptibility)로 차원이 없다. 여기서 \(\mathbf E\)는 외부 장이 아니라 속박 전하 자신의 장까지 더한 전체 장이다. 그래서 "외부 장 → 분극 → 속박 전하 → 장이 바뀜 → 분극이 바뀜"이 맞물린 자기 일관 문제가 된다.

균일하게 분극된 물체의 속박 전하는 표면에만 있고, 그 장은 물체 안에서 \(\mathbf P\)와 반대 방향이다. 이 장을 감극장(depolarizing field)이라 한다. 모양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mathbf E_{\text{dep}} = -\frac{N\mathbf P}{\varepsilon_0}:\qquad N = 1\ (\text{P에 수직인 얇은 판}),\quad N = \tfrac13\ (\text{구}),\quad N = 0\ (\text{P 방향의 가는 바늘})$$
\(N\)은 감극 인자. 구의 결과 \(\mathbf E_{\text{안}} = -\mathbf P/3\varepsilon_0\)는 표면 전하 \(\sigma_b = P\cos\theta\)의 장을 적분해 얻는다(문제 7). 구 바깥의 장은 원점에 놓인 쌍극자 \(\mathbf p = \tfrac43\pi R^3\mathbf P\)의 장과 정확히 같다.

SiO₂(εr = 3.9) 막에 전기장 5.0가 걸려 있다. 분극은 \(P = \varepsilon_0(\varepsilon_r - 1)E\) = 이고, 막의 두 표면에 나타나는 속박 전하를 전자 수로 세면 이다. 표면 원자 밀도(약 10¹⁵ cm⁻²)와 견주면 — 원자마다 전하 한 개씩이 아니라, 모든 원자의 전자 구름이 아주 조금씩 밀린 결과다.

전기 변위 D와 유전율

유전체 안의 전하는 우리가 넣은 자유 전하 \(\rho_f\)(전극의 전하, 이온 주입한 전하)와 분극이 만든 속박 전하 \(\rho_b = -\nabla\cdot\mathbf P\)의 합이다. 가우스 법칙 \(\varepsilon_0\nabla\cdot\mathbf E = \rho_f + \rho_b\)에 이것을 넣고 \(\mathbf P\) 항을 왼쪽으로 옮기면, 자유 전하만 원천으로 가지는 새 장이 나온다.

$$\mathbf D \equiv \varepsilon_0\mathbf E + \mathbf P,\qquad \nabla\cdot\mathbf D = \rho_f,\qquad \oint_S\mathbf D\cdot d\mathbf a = Q_{f,\text{안}}$$
\(\mathbf D\)를 전기 변위(electric displacement)라 한다(단위 C/m², 전하 면밀도와 같은 차원). 자유 전하만 알면 대칭인 문제에서 \(\mathbf D\)를 곧바로 구할 수 있고, 거기서 \(\mathbf E\)와 \(\mathbf P\)를 얻는다.

선형 유전체에서는 \(\mathbf P = \varepsilon_0\chi_e\mathbf E\)이므로 \(\mathbf D\)와 \(\mathbf E\)가 비례한다.

$$\mathbf D = \varepsilon_0(1+\chi_e)\mathbf E = \varepsilon\mathbf E,\qquad \varepsilon = \varepsilon_0\varepsilon_r,\qquad \varepsilon_r = 1 + \chi_e$$
\(\varepsilon\)는 유전율(permittivity), \(\varepsilon_r\)은 비유전율(relative permittivity)이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varepsilon_r\)을 흔히 "k값"이라 부른다(SiO₂ 3.9, Si₃N₄ 7.5, Al₂O₃ 9, HfO₂ 20–25, Si 11.7). 균질한 선형 유전체가 공간을 가득 채우면 모든 장이 진공일 때의 \(1/\varepsilon_r\)로 줄어든다.
E선 속박 전하에서 끊겼다 다시 시작 D선 자유 전하에서만 시작·끝 P선 −−++ 유전체 안에만, −σb → +σb +− εr = 3인 유전체 판: 판 속 E선은 1/3, D선은 그대로, P선은 E선이 잃은 2/3
같은 평행판 축전기를 세 장으로 본 그림. \(\varepsilon_0\mathbf E = \mathbf D - \mathbf P\)이므로 유전체 속 E선의 개수는 D선 개수에서 P선 개수를 뺀 것이다.
D는 자유 전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nabla\cdot\mathbf D = \rho_f\)는 쿨롱 법칙처럼 보이지만, \(\nabla\times\mathbf D = \nabla\times\mathbf P\)는 일반적으로 0이 아니다. 발산과 회전이 모두 주어져야 벡터장이 정해지므로(1장 헬름홀츠 정리), 자유 전하가 전혀 없는 영구 분극 막대(일렉트릿)에도 \(\mathbf D\)는 있다. 가우스 법칙으로 \(\mathbf D\)를 바로 구할 수 있는 것은 구·원통·평면 대칭이 있을 때뿐이다.

대칭이 있는 대표 문제: 점전하 \(q\)를 비유전율 \(\varepsilon_r\)인 유전체 구 껍질(\(a < r < b\))이 감싸고 있다. 반지름 \(r\)인 구면에 가우스 법칙을 쓰면 어디서나 \(\mathbf D = q\hat{\mathbf r}/4\pi r^2\)이고, 껍질 안에서만 \(\mathbf E = \mathbf D/\varepsilon_0\varepsilon_r\)로 약해진다. 안쪽 면에는 \(-q(1-1/\varepsilon_r)\), 바깥 면에는 \(+q(1-1/\varepsilon_r)\)의 속박 전하가 생긴다.

점전하에서 나온 장선을 유전체 껍질(εr = 4)이 가로막는다. 껍질 속에서 D선과 E선의 개수는 껍질 바깥과 비교해 어떻게 될까?

D선은 자유 전하 \(q\)에서만 나오고 끝나므로 껍질을 그대로 지난다. E선은 안쪽 면의 음의 속박 전하에서 3/4가 끝나고, 바깥 면의 양의 속박 전하에서 다시 시작한다. 장선 보기를 바꿔 가며 확인하라.
SIMULATOR

점전하와 유전체 껍질: E, D, P 비교

껍질 테두리의 흰 원을 끈다
곡선 위 흰 원을 끈다
장선 보기
탐침 r—
E—
D—
P—
안쪽 면 속박 전하—
중심 전하에서 본 전위 V(a)—
\(q = 1\) nC, 그래프의 세로축은 kV/m(D와 P는 \(\varepsilon_0\)으로 나눠 같은 단위로 그렸다). 해볼 것: ① 탐침을 껍질 경계 \(r = a\)로 가져가 E가 정확히 εr배 뛰는 것을 보라. ② D는 경계에서 연속인지, P는 껍질 밖에서 0인지 확인하라. ③ 껍질을 바깥으로 넓혀(b 증가) 무한히 큰 유전체가 되면 바깥 공간의 장도 1/εr로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속박 전하로 설명하라.

넓은 평행판 사이를 εr = 5.0인 유전체가 가득 채우고 있고, 판의 자유 전하 밀도는 ±20 µC/m²이다. 유전체 속 \(D\), \(E\), \(P\)와 유전체 표면의 속박 전하 밀도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판에 평행한 필박스에 \(\mathbf D\)의 가우스 법칙을 쓰면 \(D = \sigma_f\). 그다음 \(E = D/\varepsilon\), \(P = D - \varepsilon_0E\).
풀이 \(D = 20\ \mu\text{C/m}^2\). \(E = D/(\varepsilon_0\varepsilon_r) = 20\times10^{-6}/(8.854\times10^{-12}\times5.0) = 4.52\times10^5\) V/m. \(P = D(1 - 1/\varepsilon_r) = 20\times0.80 = 16\ \mu\text{C/m}^2\). 양극 쪽 유전체 표면에서 \(\hat{\mathbf n}\)은 \(\mathbf P\)와 반대이므로 \(\sigma_b = -16\ \mu\text{C/m}^2\), 음극 쪽은 \(+16\ \mu\text{C/m}^2\).
\(D = 20\ \mu\text{C/m}^2\), \(E = 452\) kV/m, \(P = 16\ \mu\text{C/m}^2\), \(\sigma_b = \mp16\ \mu\text{C/m}^2\)
검토 알짜 면전하 \(\sigma_f + \sigma_b = 20 - 16 = 4\ \mu\text{C/m}^2\)가 \(\varepsilon_0E = 4.0\ \mu\text{C/m}^2\)와 같다. 속박 전하가 자유 전하의 80%를 가린다.

점전하 \(q = 1.0\) nC을 εr = 4.0인 유전체 껍질(안 반지름 \(a = 1.0\) cm, 바깥 반지름 \(b = 2.0\) cm)이 감싸고 있다. (a) \(r = a\) 바로 안쪽과 바로 바깥쪽(유전체 속)의 전기장, (b) 안쪽 면의 속박 전하, (c) \(r = a\)의 전위(무한원 기준)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구 대칭이므로 \(D = q/4\pi r^2\)는 어디서나 같다. \(E\)는 진공에서 \(D/\varepsilon_0\), 껍질 속에서 \(D/\varepsilon_0\varepsilon_r\). 전위는 바깥에서부터 \(E\)를 적분한다.
풀이 (a) 진공 쪽 \(E = kq/a^2 = (8.988\times10^9)(1.0\times10^{-9})/(0.010)^2 = 8.99\times10^4\) V/m, 유전체 쪽은 4로 나눈 \(2.25\times10^4\) V/m. (b) \(Q_b = -q(1 - 1/\varepsilon_r) = -0.75\) nC. (c) \(V(a) = \int_a^\infty E\,dr = \frac{kq}{\varepsilon_r}\left(\frac1a - \frac1b\right) + \frac{kq}{b} = 8.988\times(12.5 + 50) = 562\) V.
(a) 89.9 kV/m → 22.5 kV/m (b) −0.75 nC (c) 562 V
검토 껍질이 없으면 \(V(a) = kq/a = 899\) V. 유전체가 그 구간의 전압 강하를 1/4로 줄였다. 바깥 면에는 +0.75 nC이 있어 속박 전하 합은 0이다.

Na⁺와 Cl⁻ 이온이 0.28 떨어져 비유전율 80인 매질 속에 있다. 쿨롱 퍼텐셜 에너지의 크기는 \(e^2/4\pi\varepsilon_0\varepsilon_r r\) = 로, 상온 열에너지 \(k_BT\) = 25.9 meV의 다.

비등방·비선형 유전체

결정에서는 분극 방향이 장 방향과 다를 수 있어 \(D_i = \sum_j\varepsilon_{ij}E_j\)처럼 유전율이 텐서가 된다(사파이어 \(\varepsilon_\perp = 9.4\), \(\varepsilon_\parallel = 11.6\); 4H-SiC, LiNbO₃). 이때 \(\mathbf D\)와 \(\mathbf E\)는 나란하지 않다. 강유전체는 \(\mathbf P\)가 \(\mathbf E\)의 이력에 따라 달라지는 비선형 유전체로, 도핑한 HfO₂의 강유전성은 고체물리 14장에서 다룬다.

경계 조건과 장선의 굴절

칩은 서로 다른 물질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이트 산화막과 실리콘, high-k와 계면층, 배선과 low-k. 두 물질의 경계에서 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맥스웰 방정식의 적분형 두 개에서 바로 나온다. 경계면 위에 아주 납작한 상자와 아주 납작한 고리를 그리고 높이를 0으로 보내면 된다. 이렇게 얻은 접속 규칙을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s)이라 한다.

매질 1 (ε₁)매질 2 (ε₂) D₁ₙ D₂ₙ 필박스: D₁ₙ − D₂ₙ = σf n̂ E₁ₜ E₂ₜ 고리: ∮E·dl = 0 → E₁ₜ = E₂ₜ θ₁ θ₂ tanθ₁ / tanθ₂ = ε₁ / ε₂
  1. 경계면을 감싸는 납작한 상자(필박스)에 \(\oint\mathbf D\cdot d\mathbf a = Q_f\)를 쓴다. 옆면의 넓이가 0으로 가면 위·아래 면만 남아 \(D_{1n} - D_{2n} = \sigma_f\)(\(\hat{\mathbf n}\)은 2에서 1을 향한다).
  2. 경계면을 가로지르는 납작한 고리에 \(\oint\mathbf E\cdot d\mathbf l = 0\)을 쓴다. 짧은 변이 0으로 가면 \(E_{1t} = E_{2t}\) — 접선 성분은 연속이다.
  3. 자유 면전하가 없으면 \(\varepsilon_1E_1\cos\theta_1 = \varepsilon_2E_2\cos\theta_2\), \(E_1\sin\theta_1 = E_2\sin\theta_2\). 나누면 장선의 굴절 법칙이 나온다. 유전율이 큰 쪽에서 장선이 법선에서 더 멀어진다.
경계 조건은 적분형 법칙을 경계에 붙은 아주 작은 상자와 고리에 적용해 얻는다.
$$\hat{\mathbf n}\cdot(\mathbf D_1 - \mathbf D_2) = \sigma_f,\qquad \hat{\mathbf n}\times(\mathbf E_1 - \mathbf E_2) = 0,\qquad V_1 = V_2$$
\(\hat{\mathbf n}\)은 매질 2에서 매질 1을 향하는 단위 법선. 분극으로 쓰면 \(\hat{\mathbf n}\cdot(\mathbf P_1 - \mathbf P_2) = -\sigma_b\). 매질 2가 도체이면 \(\mathbf E_2 = 0\)이므로 \(E_{1t} = 0\), \(D_{1n} = \sigma_f\) — 1절의 도체 표면 조건이 특수한 경우로 들어 있다.
$$\frac{\tan\theta_1}{\tan\theta_2} = \frac{\varepsilon_1}{\varepsilon_2}\qquad(\sigma_f = 0)$$
\(\theta\)는 장과 법선 사이 각. 공기(ε₁ = 1)에서 유전율이 큰 물질로 들어가는 장선은 법선에서 멀어져 물질 속에서 표면을 따라 눕는다. 반대로 유전율이 큰 물질에서 공기로 나오는 장선은 거의 수직으로 나와, 바깥에서 보면 유전율이 큰 물체는 도체처럼 보인다.

MOS 구조의 SiO₂–Si 계면에 계면 전하가 없으면 \(\varepsilon_{ox}E_{ox} = \varepsilon_{Si}E_{s}\), 곧 산화막 속 장은 실리콘 표면 장의 \(11.7/3.9 = 3\)배다. 계면에 고정 전하 \(Q_f\)가 있으면 그만큼 \(D\)가 끊긴다 — 이것이 C–V 곡선을 옆으로 미는 산화막 전하다.

SIMULATOR

경계면의 장선 굴절: 과녁 맞히기

위쪽 화살표 꼬리의 흰 원을 끈다
화살표
θ₁—
θ₂—
|E₂| / |E₁|—
|D₂| / |D₁|—
경계면 σb / ε₀|E₁|—
과녁—
경계면에 자유 전하는 없다고 둔다. 가는 선은 D선(경계에서 끊기지 않는다)이고, 굵은 화살표는 경계 위 한 점의 장이다. 해볼 것: ① 공기(1)에서 SiO₂(3.9)로 들어가는 장을 θ₁ = 45°로 두고 θ₂와 |E₂|/|E₁|을 읽어라. ② ε₁과 ε₂를 바꿔 장선이 법선 쪽으로 꺾이는 경우를 만들어라. ③ "새 과녁"을 눌러 점선 과녁(±1.5°) 안으로 매질 2의 장선을 보내라. 각도만으로 안 되면 ε₂도 바꿔야 한다.

경계의 장 굴절은 유전체 덩어리 전체의 장도 바꾼다. 균일한 장 \(E_0\) 속에 유전체 원기둥(장에 수직인 축)을 두면 원기둥 속 장은 균일하게 \(2E_0/(\varepsilon_r+1)\)로 줄고, 유전체 구라면 \(3E_0/(\varepsilon_r+2)\)가 된다(4장에서 변수 분리로 유도한다). \(\varepsilon_r \to \infty\)이면 안의 장이 0인 도체와 같아진다.

보기
MINI LAB균일한 장 속 유전체 원기둥(단면)의 격자 풀이. 배경은 \(|\mathbf E|\)의 세기다. D선은 유전체로 빨려 들어가 모이지만, 그 안의 E(화살표)는 오히려 약하다. 슬라이더는 εr을 1에서 100까지 로그 눈금으로 바꾼다. 원기둥 중심의 \(E/E_0\)를 이론값 \(2/(\varepsilon_r+1)\)과 비교하라.

경계면 위쪽은 εr = 2.0, 아래쪽은 εr = 5.0인 유전체이고 경계에 자유 전하는 없다. 위쪽 장은 크기 100 V/m이고 법선과 60°를 이룬다. 아래쪽 장의 크기와 방향, 그리고 두 쪽의 \(D\)를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접선 성분 \(E_t\)는 그대로, 법선 성분은 \(D_n\)이 연속이므로 \(E_{2n} = (\varepsilon_1/\varepsilon_2)E_{1n}\).
풀이 \(E_{1t} = 100\sin60° = 86.6\) V/m, \(E_{1n} = 100\cos60° = 50.0\) V/m. \(E_{2t} = 86.6\), \(E_{2n} = 50.0\times2/5 = 20.0\) V/m. \(|E_2| = \sqrt{86.6^2 + 20.0^2} = 88.9\) V/m, \(\theta_2 = \arctan(86.6/20.0) = 77.0°\). \(D_1 = \varepsilon_0(2.0)(100) = 1.77\times10^{-9}\) C/m², \(D_2 = \varepsilon_0(5.0)(88.9) = 3.93\times10^{-9}\) C/m².
\(|E_2| = 88.9\) V/m, 법선과 77.0°; \(D_1 = 1.77\) nC/m², \(D_2 = 3.93\) nC/m²
검토 굴절 법칙: \(\tan77.0°/\tan60° = 4.33/1.73 = 2.5 = \varepsilon_2/\varepsilon_1\). \(D\)의 법선 성분(\(D_1\cos60° = D_2\cos77° = 0.885\) nC/m²)은 같고 크기는 다를 수 있다.

정전 용량

절연된 두 도체에 \(+Q\)와 \(-Q\)를 주면 둘 사이에 전위차 \(V\)가 생긴다. 모든 장이 \(Q\)에 비례하므로 \(V\)도 \(Q\)에 비례하고, 비례 상수의 역수가 정전 용량(capacitance)이다. 정전 용량은 도체의 모양·배치와 그 사이 유전체로만 정해진다.

$$C = \frac{Q}{V} = \frac{\oint_S\varepsilon\mathbf E\cdot d\mathbf a}{-\int_-^+\mathbf E\cdot d\mathbf l}$$
단위 패럿(F = C/V). 계산 순서: ① 한 도체에 \(Q\)를 놓고 ② 가우스 법칙으로 \(\mathbf D\), \(\mathbf E\)를 구한 뒤 ③ 두 도체 사이를 적분해 \(V\)를 얻고 ④ \(C = Q/V\). \(Q\)는 결과에서 지워진다.
d 평행판 C = εA/d E = σ/ε (균일) 동축(단면) C′ = 2πε / ln(b/a) E = λ/(2περ) 동심 구 C = 4πε / (1/a − 1/b) E = Q/(4πεr²)
대칭인 세 축전기와 가우스 면(점선). 평행판은 넓이 \(A\), 동축은 단위 길이 \(C' = C/\ell\), 동심 구는 \(b \to \infty\)이면 고립 구 \(C = 4\pi\varepsilon a\)가 된다.
$$C_{\text{평행판}} = \frac{\varepsilon A}{d},\qquad C'_{\text{동축}} = \frac{2\pi\varepsilon}{\ln(b/a)},\qquad C_{\text{동심 구}} = \frac{4\pi\varepsilon}{1/a - 1/b},\qquad C_{\text{고립 구}} = 4\pi\varepsilon a$$
평행판 식은 판 크기가 간격보다 훨씬 클 때 성립한다. 가장자리로 새어 나가는 가장자리 장(fringing field)이 실제 용량을 키우며, 폭이 높이와 비슷한 칩 배선에서는 가장자리 몫이 절반을 넘는다(4장의 격자 풀이, 16장의 기생 추출). 지구를 고립 구로 보면 \(C = 4\pi\varepsilon_0(6.37\times10^6\ \text{m}) = 709\ \mu\text{F}\)에 불과하다.
SIMULATOR

정전 용량 계산기: 목표 용량 만들기

전극의 흰 원을 끌어 크기를 바꾼다
모양
치수—
정전 용량—
1 V에서 최대 E—
목표—
아래 그래프는 1 V를 걸었을 때 전극 사이의 전기장 \(E(r)\)이다. 목표: 평행판은 MIM 커패시터 10 fF/µm², 동축은 50 Ω 케이블 RG-58급의 100 pF/m, 동심 구는 1.00 pF(±2%). 해볼 것: ① 평행판에서 SiO₂로 목표를 만든 뒤 HfO₂로 바꾸면 같은 용량에 두께를 몇 배까지 늘릴 수 있는지 보라. ② 동축에서 \(b/a\)를 바꿔도 \(C'\)이 로그로만 변하는 것을 느껴 보라. ③ 동심 구의 \(b\)를 최대로 키워 고립 구의 값 \(4\pi\varepsilon a\)에 다가가는지 확인하라.

동축 케이블의 안 도체 반지름이 0.45 mm, 바깥 도체 안 반지름이 1.47 mm이고 사이를 폴리에틸렌(εr = 2.25)이 채운다. 단위 길이 정전 용량과, 안 도체에 1.0 nC/m의 전하가 있을 때 두 도체 사이 전압을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반지름 \(\rho\)인 원통 가우스 면: \(D = \lambda/2\pi\rho\). \(V = \int_a^b E\,d\rho = (\lambda/2\pi\varepsilon)\ln(b/a)\), \(C' = \lambda/V\).
풀이 \(\ln(1.47/0.45) = \ln3.267 = 1.184\). \(C' = 2\pi(8.854\times10^{-12})(2.25)/1.184 = 1.057\times10^{-10}\) F/m. \(V = \lambda/C' = 1.0\times10^{-9}/1.057\times10^{-10} = 9.46\) V.
\(C' = 106\) pF/m, \(V = 9.46\) V
검토 상용 RG-58 케이블의 표기값(약 100 pF/m)과 맞는다. 반지름비를 두 배로 해도 \(\ln\)이 0.69만 늘어 용량은 37%만 줄어든다 — 동축 용량은 치수에 둔감하다.

적층 유전막과 등가 산화막 두께

칩의 축전기는 대부분 여러 층의 유전막으로 되어 있다. 층이 장에 수직으로 쌓이면(평행판 방향으로 층층이) 경계에 자유 전하가 없는 한 \(D\)가 모든 층에서 같고, 각 층의 장은 \(E_i = D/\varepsilon_i\)다. 층별 전압 \(E_it_i\)를 더하면 직렬 축전기의 식이 된다. 층이 장과 나란히 놓이면(판 사이를 옆으로 나눠 채우면) 모든 층이 같은 \(V\)를 보고 병렬 축전기가 된다.

$$\text{직렬: }\ \frac{A}{C} = \sum_i\frac{t_i}{\varepsilon_i},\qquad E_i = \frac{D}{\varepsilon_i} = \frac{V}{\varepsilon_i\sum_j t_j/\varepsilon_j};\qquad \text{병렬: }\ C = \sum_i\frac{\varepsilon_iA_i}{d}$$

게이트 절연막과 메모리 커패시터에서는 적층막의 단위 면적 용량을 "같은 용량을 주는 SiO₂ 두께"로 바꿔 부른다. 이것이 등가 산화막 두께(equivalent oxide thickness, EOT)다.

$$\text{EOT} = \sum_i t_i\frac{3.9}{\varepsilon_{r,i}},\qquad \frac{C}{A} = \frac{3.9\,\varepsilon_0}{\text{EOT}},\qquad E_i = \frac{3.9}{\varepsilon_{r,i}}\cdot\frac{V}{\text{EOT}}$$
마지막 식이 중요하다. 어떤 층의 전기장은 그 층의 두께와 상관없이 EOT와 그 층의 유전율만으로 정해진다. 유전율이 작은 층일수록 장을 많이 떠안는다(EM.cap.eot, EM.cap.stack).

넓이 400인 MIM 커패시터의 유전막을 비유전율 7.5, 두께 30로 만들면 단위 면적 용량은 , 전체 용량은 이다. 같은 용량을 SiO₂로 얻으려면 두께가 (= EOT)여야 한다.

MIM 커패시터와 스위치드 커패시터 회로

아날로그·RF 칩의 정밀 축전기는 배선층 사이에 TiN–유전막–TiN을 끼운 MIM(metal–insulator–metal) 구조다. 위 tangle의 기본값(Si₃N₄ 30 nm)은 약 2.2 fF/µm²로, 실제 MIM의 1–2 fF/µm²급과 같다. 스위치드 커패시터 회로의 정밀도는 용량의 절댓값이 아니라 비로 정해지므로, 같은 두께·같은 유전막을 공유하는 두 커패시터의 면적비가 곧 회로의 이득이다. 유전막의 두께가 웨이퍼 안에서 1% 변하면 용량도 1% 변하지만 비는 거의 그대로다. 한편 high-k MIM은 전압에 따라 εr이 변하는 비선형성(전압 계수)이 문제가 된다. → AnalogBook · 스위치드 커패시터와 샘플링

SIMULATOR

적층 유전막 설계: DRAM 셀 커패시터 도전

층 경계의 흰 원을 좌우로 끌어 두께를 바꾼다
물리 두께—
EOT—
C/A—
가장 위험한 층 E/Ebd—
적층 파괴 전압—
DRAM 도전—
아래 그래프는 두께 방향의 전기장(MV/cm, 실선)과 층마다의 파괴 장 \(E_{bd}\)(점선)·그 절반(옅은 점선)이다. 파괴 장은 박막의 대표값이다(SiO₂ 10, Si₃N₄ 10, Al₂O₃ 8, HfO₂ 5, ZrO₂ 4 MV/cm; TiO₂는 누설 기준 1 MV/cm로 가정). DRAM 도전: 셀 전압 0.55 V(VDD/2)에서 ① C/A ≥ 55 fF/µm² ② 터널링 누설을 막는 물리 두께 ≥ 5.0 nm ③ 모든 층 E ≤ ½Ebd를 함께 만족시켜라. 해볼 것: ① HKMG 버튼을 누르고 SiO₂ 계면층의 장이 HfO₂의 몇 배인지 읽어라. ② ZrO₂ 한 층만으로 도전 조건을 모두 채울 수 있는지 시도해 보라. ③ 유전율이 매우 큰 TiO₂를 섞으면 어떤 조합이 되는가?

DRAM 셀 커패시터의 유전막이 ZrO₂ 2.5 nm / Al₂O₃ 0.5 nm / ZrO₂ 2.5 nm(εr = 25, 9, 25)이다. (a) EOT와 단위 면적 용량, (b) 지름 40 nm·높이 1.5 µm인 원통의 옆면만 쓴다고 할 때 셀 용량, (c) 0.55 V가 걸릴 때 Al₂O₃와 ZrO₂ 속 전기장을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직렬 적층이므로 EOT를 더한다. 원통 벽 두께(6 nm)가 지름보다 작으니 벽을 평행판으로 근사한다. 층별 장은 \(E_i = (3.9/\varepsilon_i)V/\text{EOT}\).
풀이 (a) \(\text{EOT} = 3.9(5.0/25 + 0.5/9) = 0.780 + 0.217 = 0.997\) nm. \(C/A = 3.9(8.854\times10^{-12})/0.997\times10^{-9} = 3.46\times10^{-2}\) F/m² = 34.6 fF/µm². (b) \(A = \pi dh = \pi(40\ \text{nm})(1.5\ \mu\text{m}) = 0.188\ \mu\text{m}^2\), \(C = 34.6\times0.188 = 6.5\) fF. (c) \(D = (C/A)V = 1.91\times10^{-2}\) C/m². \(E_{Al} = D/9\varepsilon_0 = 2.39\times10^8\) V/m = 2.39 MV/cm, \(E_{Zr} = D/25\varepsilon_0 = 0.861\) MV/cm.
(a) EOT 0.997 nm, 34.6 fF/µm² (b) 약 6.5 fF (c) Al₂O₃ 2.39 MV/cm, ZrO₂ 0.86 MV/cm
검토 얇은 Al₂O₃는 EOT의 22%만 차지하지만 장은 ZrO₂의 25/9 = 2.8배다. Al₂O₃는 ZrO₂가 결정화될 때 생기는 결정립계 누설 경로를 끊으려고 넣는 층이다.
접촉 플러그 · 셀 트랜지스터 아래 전극(TiN, 원통) 유전막 ZAZ 위 전극(TiN) 지름 ≈ 40 nm, 높이 ≈ 1.5 µm 벽 단면 확대와 전기장 ZrO₂ 2.5 nmAl₂O₃ZrO₂ 2.5 nm 0.86 MV/cm 2.39 D는 연속, E = D/ε는 층마다 다르다 (0.55 V)
DRAM 원통형 셀 커패시터. 좁은 면적에 용량을 담으려고 전극을 높이 세우고(종횡비 30 이상), 유전율이 큰 막을 원자층 증착(ALD)으로 수 nm 두께로 균일하게 입힌다.
DRAM 셀 커패시터와 HKMG의 EOT

DRAM 셀은 감지 증폭기가 읽을 수 있는 신호를 내려면 셀마다 약 10 fF 안팎이 필요한데, 셀 면적은 세대마다 줄어든다. 그래서 ① 전극을 더 높이 세우고(원통·기둥형) ② 유전막의 EOT를 줄인다. EOT를 줄이려 막을 얇게 하면 터널링 누설과 절연 파괴가 늘어나므로, 같은 EOT를 더 두꺼운 물리 두께로 얻는 high-k(ZrO₂·HfO₂, 다음 세대 TiO₂·SrTiO₃ 계열)로 바꿔 왔다. 로직 트랜지스터의 HKMG 게이트도 같은 셈이다. SiO₂ 계면층 0.5 nm는 EOT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장을 가장 많이 받는다. → MemoryBook · DRAM 셀과 어레이(커패시터의 진화) · DeviceBook · MOS 커패시터(고유전율 게이트와 EOT)

유전체 속 에너지와 힘

2장에서 진공 속 전하 분포의 정전 에너지를 \(W = \tfrac{\varepsilon_0}{2}\int E^2\,d\tau\)로 구했다. 유전체가 있으면 자유 전하를 옮겨 올 때 속박 전하를 끌어당기고 늘이는(원자의 "용수철"을 당기는) 일도 함께 해야 한다. 자유 전하 \(\delta\rho_f\)를 전위 \(V\)인 곳에 가져오는 일 \(\delta W = \int\delta\rho_fV\,d\tau = \int(\nabla\cdot\delta\mathbf D)V\,d\tau\)를 부분 적분하면 \(\delta W = \int\delta\mathbf D\cdot\mathbf E\,d\tau\)이고, 선형 유전체에서 \(\delta(\mathbf D\cdot\mathbf E) = 2\,\delta\mathbf D\cdot\mathbf E\)이므로 다음을 얻는다.

$$W = \frac12\int\mathbf D\cdot\mathbf E\,d\tau = \frac12\int\varepsilon E^2\,d\tau,\qquad w = \tfrac12\varepsilon E^2,\qquad W_{\text{축전기}} = \tfrac12CV^2 = \frac{Q^2}{2C}$$
\(w\)는 에너지 밀도(J/m³). 같은 \(E\)에서 유전체는 진공보다 \(\varepsilon_r\)배의 에너지를 담는다 — 그 차이가 분극에 저장된 에너지다. 비선형 유전체(강유전체)에서는 \(\int\mathbf E\cdot d\mathbf D\)를 직접 적분해야 하고, 이력 고리의 넓이만큼 열로 사라진다.

유전체와 도체에 걸리는 힘은 가상 일(virtual work)로 구하는 것이 가장 쉽다. 물체를 \(dx\)만큼 옮겼을 때 계의 에너지 변화를 보면 된다. 단, 전하가 고정된 경우(전지와 분리)와 전위가 고정된 경우(전지 연결)를 구분해야 한다.

$$F_x = -\left(\frac{\partial W}{\partial x}\right)_Q = +\left(\frac{\partial W}{\partial x}\right)_V = \frac12V^2\frac{dC}{dx}$$
전위가 고정되면 물체가 \(dx\) 움직이는 동안 전지가 \(V\,dQ = V^2dC\)의 일을 한다. 그중 절반은 축전기 에너지 증가 \(\tfrac12V^2dC\)로, 나머지 절반이 역학적 일 \(F\,dx\)로 간다. 그래서 부호가 바뀌어도 두 식의 힘은 같다.

폭 \(w\), 길이 \(L\), 간격 \(d\)인 평행판에 εr인 유전체 판을 길이 \(x\)만큼 넣으면 \(C(x) = \varepsilon_0w[\varepsilon_rx + (L - x)]/d\)이다. 전지를 연결한 채라면 \(F = \tfrac12V^2\,dC/dx = \varepsilon_0(\varepsilon_r - 1)wV^2/2d\)로, 판이 얼마나 들어갔는지와 상관없이 일정한 힘이 판을 안으로 끌어당긴다. 힘을 실제로 만드는 것은 판 가장자리의 휘어진 가장자리 장이 유전체 끝의 속박 전하를 당기는 작용이지만, 에너지 방법은 그 복잡한 장을 몰라도 답을 준다.

전지(1 kV)를 연결한 평행판 축전기에 유전체 판을 절반쯤 넣고 손을 놓는다. 마찰이 없다면 판은 어떻게 움직일까?

\(dC/dx > 0\)이므로 판은 언제나 용량이 커지는 쪽(안쪽)으로 끌린다. 다 들어간 뒤에도 운동 에너지가 남아 반대편으로 나가고, 그쪽에서는 힘이 반대로 걸려 되돌아온다. 마찰을 켜면 결국 가운데에 멈춘다.
SIMULATOR

축전기 속으로 빨려 드는 유전체 판

유전체 판(흰 원)을 끌었다 놓는다
조건
들어간 길이 x—
C—
판에 걸린 힘—
축전기 에너지—
운동 에너지—
전지가 한 일—
판: 길이 L = 2 cm, 폭 w = 2 cm, 간격 d = 1 mm. 유전체 판은 같은 크기의 유리(질량 1 g)이고 가장자리 장은 무시한다. 오른쪽 막대는 놓은 순간부터의 에너지 출입이다. 해볼 것: ① V 일정에서 "전지가 한 일"이 "축전기 에너지 증가"의 정확히 두 배인지 확인하라. ② Q 일정으로 바꾸면 판이 깊이 들어갈수록 힘이 약해지는 이유를 \(F = (Q^2/2C^2)\,dC/dx\)로 설명하라. ③ εr을 1로 하면 아무 힘도 없음을 확인하라.

폭 2.0 cm, 간격 1.0 mm인 평행판에 1.0 kV를 걸어 둔 채 εr = 4.0인 유리판을 넣고 있다. 유리판에 걸리는 힘과, 판이 2.0 cm 끝까지 들어가는 동안 전지가 한 일을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전위 고정: \(F = \tfrac12V^2\,dC/dx = \varepsilon_0(\varepsilon_r - 1)wV^2/2d\). 전지의 일 \(W_b = V^2\Delta C\).
풀이 \(F = (8.854\times10^{-12})(3.0)(0.020)(1.0\times10^6)/(2\times1.0\times10^{-3}) = 2.66\times10^{-4}\) N. \(\Delta C = \varepsilon_0(\varepsilon_r - 1)wL/d = (8.854\times10^{-12})(3.0)(0.020)(0.020)/(1.0\times10^{-3}) = 1.06\times10^{-11}\) F, \(W_b = (1.0\times10^3)^2(1.06\times10^{-11}) = 1.06\times10^{-5}\) J.
\(F = 0.266\) mN, \(W_b = 10.6\ \mu\text{J}\)
검토 역학적 일 \(F L = 2.66\times10^{-4}\times0.020 = 5.3\ \mu\text{J}\)과 축전기 에너지 증가 \(\tfrac12V^2\Delta C = 5.3\ \mu\text{J}\)을 더하면 전지의 일과 같다. 힘은 1 g짜리 판을 0.27 m/s²로 가속하는 정도로 작다.

도체 표면의 정전 압력

도체 표면의 전하는 바깥 장에 끌려 바깥쪽으로 당겨진다. 표면 전하가 느끼는 장은 도체 안(0)과 바로 바깥(\(\sigma/\varepsilon_0\))의 평균인 \(\sigma/2\varepsilon_0\)이므로, 단위 넓이당 힘, 곧 정전 압력(electrostatic pressure)은 다음과 같다. 장 에너지 밀도와 같은 값이다.

$$p = \frac{\sigma^2}{2\varepsilon_0} = \frac{\varepsilon_0}{2}E^2$$
공기가 견디는 최대 장 3 MV/m에서도 \(p = 40\) Pa에 불과하다. 그러나 µm 간격의 MEMS 전극이나, 얇은 유전층 위에 웨이퍼를 붙잡는 정전척에서는 장이 10⁷ V/m를 넘어 수 kPa의 압력이 생긴다.

쿨롱형 정전척의 전극과 웨이퍼 사이에 유전층(실효 두께 \(t/\varepsilon_r\) = 30)과 표면 거칠기로 생긴 틈 5.0이 있다. 전압 1.0를 걸면 틈의 장은 \(V/(t/\varepsilon_r + g)\) = , 웨이퍼를 당기는 압력은 이다. 웨이퍼 뒷면을 식히는 헬륨 압력 10 Torr(1.33 kPa)와 비교하면

정전척: 웨이퍼를 전기로 붙잡기

식각·증착 장비는 진공 속에서 웨이퍼를 붙잡아야 하므로 진공 흡착을 쓸 수 없다. 정전척(ESC)은 알루미나·AlN 세라믹 속 전극에 수백 V–수 kV를 걸어 웨이퍼에 반대 전하를 유도하고, 그 사이 정전 압력으로 웨이퍼를 누른다. 웨이퍼 뒷면에는 열을 빼내는 헬륨을 수–수십 Torr로 흘리는데, 정전 압력이 이보다 커야 웨이퍼가 뜨지 않는다. 위 tangle처럼 압력이 틈 \(g\)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웨이퍼 휨과 뒷면 오염이 붙잡는 힘을 크게 바꾼다. 존슨–라벡형 척은 약간 전도성이 있는 세라믹을 써서 전하가 접촉면까지 와 틈의 장을 더 키운다. → EtchBook · 반응기(정전척과 웨이퍼 온도)

절연 파괴

유전체에 거는 장에는 한계가 있다. 장이 너무 세면 절연체 속 몇 안 되는 자유 전자가 충돌 사이에 원자를 이온화할 만큼 가속되고, 새로 생긴 전자가 또 가속되는 사태(애벌런치)가 일어나 갑자기 큰 전류가 흐른다. 이것이 절연 파괴(dielectric breakdown)이고, 파괴가 시작되는 장의 크기를 절연 내력(dielectric strength) \(E_{bd}\)라 한다.

재료εrEbd (MV/cm)εr·Ebd (상대)비고
공기(1 atm, cm 간격)1.00060.030.0008간격·압력에 따라 크게 변함(파셴)
SiO₂(열산화막)3.9101.0게이트 계면층, 기준
Si₃N₄7.5101.9MIM, 스페이서(막질에 따라 5–10)
Al₂O₃981.8ALD, DRAM 삽입층
HfO₂2252.8HKMG, DRAM
ZrO₂2542.6DRAM 주 유전막
low-k SiCOH2.750.35배선 사이 절연

표에서 보듯 유전율이 큰 물질일수록 절연 내력이 작다. high-k는 대체로 띠 간격이 작기 때문이다. 축전기가 파괴 전에 담을 수 있는 최대 전하 밀도는 \(D_{max} = \varepsilon E_{bd}\)이므로, 재료의 성능 지수는 \(\varepsilon_rE_{bd}\)다. 적층막에서는 \(D\)가 모든 층에 공통이므로 \(\varepsilon_rE_{bd}\)가 가장 작은 층이 먼저 무너진다.

기체의 파괴와 파셴 곡선

기체에서는 전자가 평균 자유 경로 동안 얻는 에너지가 이온화 에너지에 닿아야 애벌런치가 시작된다. 그래서 파괴 전압은 압력 \(p\)와 간격 \(d\)의 곱 \(pd\)만의 함수가 되는데, 이것이 파셴 법칙(Paschen's law)이다. 곡선은 \(pd \approx 1\ \text{Torr}\cdot\text{cm}\) 근처에서 최소(공기 약 330 V)를 가진다. \(pd\)가 크면 충돌이 너무 잦아 전자가 에너지를 모으지 못하고, 작으면 충돌할 기체가 모자란다. 1 atm에서 10 µm 틈은 3 MV/m 기준으로는 30 V에 무너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0 V 이상을 버틴다. 플라스마 장비가 낮은 압력에서 방전을 켜는 것도 이 곡선의 최솟값 근처를 쓰는 것이다.

장을 고르게: 동축 절연의 최적 설계

파괴는 장이 가장 센 곳에서 시작한다. 동축 구조에서 장은 \(E(\rho) = V/[\rho\ln(b/a)]\)로 안 도체 표면에서 가장 세다. 바깥 반지름 \(b\)가 정해졌을 때 견딜 수 있는 최대 전압은

$$V_{max} = E_{bd}\,a\ln\frac ba,\qquad \frac{dV_{max}}{da} = 0\ \Rightarrow\ \frac ba = e,\quad V_{max} = \frac{E_{bd}\,b}{e}$$
안 도체를 너무 가늘게 하면 표면 장이 집중되고, 너무 굵게 하면 절연 간격이 사라진다. 그 사이의 최적점이 \(b/a = e \approx 2.718\)이다.
절연체
MINI LAB바깥 반지름 1 cm인 동축 구조. 안 도체의 흰 원(또는 그래프 위 점)을 끌어 견딜 수 있는 최대 전압이 가장 큰 반지름을 찾아라. 그래프의 꼭대기를 찾으면 표시가 뜬다.

바깥 도체 안 반지름이 1.0 cm인 공기 절연 동축 구조(\(E_{bd} = 3.0\) MV/m)가 있다. (a) 안 도체 반지름이 1.0 mm일 때 견디는 최대 전압, (b) 최적 반지름과 그때의 최대 전압을 구하라.

풀이 보기
전략 최대 장은 안 도체 표면 \(\rho = a\)에서 \(V/[a\ln(b/a)]\). 이것을 \(E_{bd}\)와 같게 놓는다.
풀이 (a) \(V = (3.0\times10^6)(1.0\times10^{-3})\ln10 = 6.91\times10^3\) V. (b) \(a = b/e = 3.68\) mm, \(V = E_{bd}b/e = (3.0\times10^6)(0.010)/2.718 = 1.10\times10^4\) V.
(a) 6.9 kV (b) a = 3.68 mm, 11.0 kV
검토 같은 바깥 크기에서 안 도체를 굵게 하는 것만으로 견디는 전압이 60% 늘었다. 평행판(간격 1 cm)이라면 30 kV를 버틴다 — 곡면이 장을 집중시킨 대가다.

공극과 부분 방전

고체 절연체 속에 얇은 공기 틈(공극)이 장에 수직으로 끼어 있으면, 경계에서 \(D\)가 연속이므로 공극 속 장은 \(\varepsilon_r\)배가 된다. 게다가 공기의 절연 내력은 고체보다 훨씬 작다. 그래서 고체는 멀쩡해도 공극 안에서 작은 방전이 반복되는 부분 방전(partial discharge)이 일어나고, 방전이 공극 벽을 조금씩 갉아 결국 전체 파괴로 이어진다. 고전압 케이블, 전력 반도체 모듈의 실리콘 겔 봉지, 패키지 몰드 속 기포가 모두 이 문제를 안고 있다.

εr = 4인 고체 절연체 속에 장에 수직인 얇은 공기 틈이 있다. 고체 속 장이 5 MV/m이면 공기 틈 속의 장은?

장에 수직인 경계에서는 법선 성분 \(D = \varepsilon E\)가 이어진다. \(\varepsilon_0E_{gap} = 4\varepsilon_0(5\ \text{MV/m})\). 이 장에서 틈이 실제로 방전하는지는 틈 크기에 따른 파셴 곡선으로 판단한다.
MINI LAB왼쪽은 고체 절연체 속 얇은 공기 틈의 장(화살표 간격), 오른쪽은 1 atm 공기의 파셴 곡선(근사식, A = 15 cm⁻¹Torr⁻¹, B = 365 V·cm⁻¹Torr⁻¹, γ = 0.01)과 현재 틈에 걸린 전압(점)이다. 점이 곡선 위로 올라가면 부분 방전이 일어난다. 기본값은 가교 폴리에틸렌(XLPE) 케이블 절연체의 100 µm 공극이다.

얇은 막의 시간 의존 파괴

게이트 산화막처럼 수 nm인 막은 \(E_{bd}\)보다 낮은 장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무너진다. 터널링으로 막을 지나는 전자가 결함(트랩)을 하나씩 만들고, 결함이 우연히 두 전극을 잇는 사슬(퍼콜레이션 경로)을 이루는 순간 막이 단락된다. 이것이 시간 의존 절연 파괴(time-dependent dielectric breakdown, TDDB)다. 파괴 시간은 장과 온도에 지수적으로 민감하므로, 높은 장·온도에서 짧게 시험한 결과를 사용 조건으로 외삽해 10년 수명을 보증한다.

TDDB와 절연막 신뢰성

게이트 절연막, 배선 사이 low-k, DRAM 셀 유전막, MIM 커패시터는 모두 TDDB 시험을 거친다. 몇 MV/cm의 장을 걸고 고장 시간의 분포를 와이블 그림에 찍어, 장에 대한 가속 모형(E 모형 \(t \propto e^{-\gamma E}\), 1/E 모형 등)으로 사용 전압에서의 수명을 예측한다. 이 장의 식이 그대로 쓰인다: 적층막에서는 유전율이 가장 작은 층(SiO₂ 계면층)의 장이 가장 크고, 배선의 모서리와 비아 끝에서는 장 증강 계수만큼 국소 장이 커져 고장이 먼저 시작된다. 배선 간격이 줄수록 low-k의 TDDB가 미세화의 걸림돌이 된다. → FailureBook · 불량 메커니즘(절연막이 뚫리는 방식: TDDB)

핵심 정리

  1. 정전 평형의 도체: 내부 \(\mathbf E = 0\), 전하는 표면에만, 등전위, 표면 바로 바깥 \(\mathbf E = (\sigma/\varepsilon_0)\hat{\mathbf n}\). 빈 공동 속 장은 0(정전 차폐). 등전위 조건 때문에 곡률 반지름이 작은 곳에 전하와 장이 몰린다(\(\sigma_1/\sigma_2 = R_2/R_1\), 장 증강 계수 β).
  2. 분극 \(\mathbf P\)(단위 부피당 쌍극자)는 속박 전하 \(\sigma_b = \mathbf P\cdot\hat{\mathbf n}\), \(\rho_b = -\nabla\cdot\mathbf P\)와 같은 장을 만든다. 균일하게 분극된 물체 속 감극장은 \(-N\mathbf P/\varepsilon_0\)(판 1, 구 1/3).
  3. \(\mathbf D = \varepsilon_0\mathbf E + \mathbf P\), \(\nabla\cdot\mathbf D = \rho_f\). 선형 유전체에서 \(\mathbf D = \varepsilon\mathbf E\), \(\varepsilon_r = 1 + \chi_e\). D선은 자유 전하에서만 시작·끝나고, E선은 속박 전하에서도 끊긴다. \(\nabla\times\mathbf D \ne 0\)일 수 있어 대칭이 있을 때만 가우스 법칙으로 바로 풀린다.
  4. 경계 조건: \(D_{1n} - D_{2n} = \sigma_f\), \(E_{1t} = E_{2t}\). 자유 면전하가 없으면 \(\tan\theta_1/\tan\theta_2 = \varepsilon_1/\varepsilon_2\). 유전율이 큰 쪽에서 장선이 표면을 따라 눕고, 그 안의 장은 약하다(원기둥 \(2E_0/(\varepsilon_r+1)\), 구 \(3E_0/(\varepsilon_r+2)\)).
  5. \(C = Q/V\): 평행판 \(\varepsilon A/d\), 동축 \(2\pi\varepsilon/\ln(b/a)\), 동심 구 \(4\pi\varepsilon/(1/a - 1/b)\). 직렬 적층 \(A/C = \sum t_i/\varepsilon_i\), \(\text{EOT} = \sum t_i(3.9/\varepsilon_{r,i})\), 층의 장 \(E_i = (3.9/\varepsilon_{r,i})V/\text{EOT}\) — 유전율이 작은 층이 장을 떠안는다.
  6. \(W = \tfrac12\int\mathbf D\cdot\mathbf E\,d\tau\), \(w = \tfrac12\varepsilon E^2\). 힘은 \(F = -(\partial W/\partial x)_Q = +(\partial W/\partial x)_V = \tfrac12V^2dC/dx\); 전위 고정이면 전지가 한 일의 절반이 역학적 일이 된다. 도체 표면의 정전 압력 \(p = \sigma^2/2\varepsilon_0 = \tfrac12\varepsilon_0E^2\)(정전척).
  7. 절연 파괴: 성능 지수 \(\varepsilon_rE_{bd}\), 기체는 파셴 곡선(\(pd\)의 함수), 동축 최적 \(b/a = e\), 장에 수직인 공극의 장은 \(\varepsilon_r\)배(부분 방전), 얇은 막은 TDDB로 시간이 지나며 무너진다.

연습문제

\(\varepsilon_0 = 8.854\times10^{-12}\) F/m, \(1/4\pi\varepsilon_0 = 8.988\times10^9\) N·m²/C², \(e = 1.602\times10^{-19}\) C. SiO₂의 εr = 3.9. 답이 ±1% 이내면 정답이다.

도체 표면의 전하 밀도가 26.6 µC/m²이다. 표면 바로 바깥의 전기장 크기는?

\(E = \sigma/\varepsilon_0\).

\(E = 26.6\times10^{-6}/8.854\times10^{-12} = 3.00\times10^6\) V/m = 3.00 MV/m. 공기가 겨우 버티는 장이다.

두께 4.0 nm인 Si₃N₄(εr = 7.5) 막의 EOT는?

\(\text{EOT} = 4.0\times3.9/7.5 = 2.08\) nm.

넓이 1.0 cm², 간격 0.10 mm인 평행판 사이를 εr = 2.2인 테플론이 채운다. 정전 용량은?

\(C = \varepsilon_0\varepsilon_rA/d = (8.854\times10^{-12})(2.2)(1.0\times10^{-4})/(1.0\times10^{-4}) = 1.95\times10^{-11}\) F = 19.5 pF.

지구(반지름 6371 km)를 고립된 도체 구로 볼 때 정전 용량은?

\(C = 4\pi\varepsilon_0R = 6.371\times10^6/8.988\times10^9 = 7.09\times10^{-4}\) F = 709 µF.

공기 중의 전기장이 법선과 40°를 이루며 SiO₂(εr = 3.9) 표면에 닿는다. 경계에 자유 전하가 없을 때 SiO₂ 속 장이 법선과 이루는 각은?

\(\tan\theta_2 = (\varepsilon_2/\varepsilon_1)\tan\theta_1\).

\(\tan\theta_2 = 3.9\tan40° = 3.9\times0.839 = 3.27\), \(\theta_2 = 73.0°\).

안 반지름 5.0 cm, 바깥 반지름 10 cm인 동심 구 축전기 사이를 εr = 2.5인 기름이 채운다. 정전 용량은?

\(C = 4\pi\varepsilon_0\varepsilon_r/(1/a - 1/b) = (1.113\times10^{-10})(2.5)/(20 - 10) = 2.78\times10^{-11}\) F = 27.8 pF.

안 도체 반지름 0.50 mm, 절연체 εr = 2.25인 동축 케이블의 단위 길이 용량을 100 pF/m로 만들려면 바깥 도체의 안 반지름 \(b\)는?

\(\ln(b/a) = 2\pi\varepsilon/C'\).

\(\ln(b/a) = 2\pi(8.854\times10^{-12})(2.25)/1.00\times10^{-10} = 1.252\), \(b = 0.50e^{1.252} = 1.75\) mm.

반지름 \(R\)인 구가 \(\mathbf P = P\hat{\mathbf z}\)로 균일하게 분극되어 있다(\(P = 1.0\times10^{-3}\) C/m²). 표면 속박 전하는 \(\sigma_b = P\cos\theta\)이다. 구 안의 전기장 크기는? (구 안의 장이 균일하고 \(-\mathbf P/3\varepsilon_0\)임을 보여도 좋다.)

\(\sigma_b = P\cos\theta\)인 구 껍질의 전위는 안에서 \(V = Pz/3\varepsilon_0\)(르장드르 \(l = 1\) 항)이다.

안쪽 전위 \(V = (P/3\varepsilon_0)r\cos\theta = Pz/3\varepsilon_0\)이므로 \(\mathbf E = -\nabla V = -\mathbf P/3\varepsilon_0\). \(|E| = 1.0\times10^{-3}/(3\times8.854\times10^{-12}) = 3.76\times10^7\) V/m = 37.6 MV/m.

폭 5.0 cm, 간격 2.0 mm인 평행판에 2.0 kV를 걸어 둔 채 εr = 3.0인 유전체 판을 넣는다. 판을 끌어당기는 힘은? (가장자리 장 무시)

\(F = \varepsilon_0(\varepsilon_r - 1)wV^2/2d = (8.854\times10^{-12})(2.0)(0.050)(4.0\times10^6)/(4.0\times10^{-3}) = 8.85\times10^{-4}\) N = 0.885 mN.

SiO₂ 게이트 산화막에 5.0 MV/cm의 장이 걸려 있다. 산화막 속 정전 에너지 밀도는?

\(w = \tfrac12\varepsilon_0\varepsilon_rE^2 = 0.5(8.854\times10^{-12})(3.9)(5.0\times10^8)^2 = 4.32\times10^6\) J/m³.

두 평행판 사이에 두께 2.0 mm인 유리판(εr = 6.0)을 놓았는데 한쪽에 0.50 mm의 공기층이 남았다. 공기의 절연 내력을 3.0 MV/m로 볼 때, 공기층이 파괴되기 시작하는 판 사이 전압은?

\(D\)가 공통이므로 \(V = E_{air}(t_{air} + t_g/\varepsilon_r)\).

\(V = E_{air}(t_{air} + t_g/\varepsilon_r) = (3.0\times10^6)(0.50 + 2.0/6.0)\times10^{-3} = 2.50\times10^3\) V. 그때 유리 속 장은 0.50 MV/m뿐이다. 공기층이 없었다면(유리 2.5 mm) 유리의 절연 내력 10 MV/m에서 25 kV를 버텼을 것이다.

바깥 반지름 5.0 mm, 절연 내력 20 MV/m인 폴리에틸렌 동축 구조가 견디는 전압이 가장 크게 되는 안 반지름과 그때의 최대 전압은?

\(V_{max}(a) = E_{bd}a\ln(b/a)\)를 미분하면 \(\ln(b/a) = 1\), \(a = b/e = 1.84\) mm. \(V_{max} = E_{bd}b/e = (2.0\times10^7)(5.0\times10^{-3})/2.718 = 3.68\times10^4\) V = 36.8 kV.

DRAM 셀 커패시터의 유전막이 ZrO₂ 2.0 nm / Al₂O₃ 0.6 nm / ZrO₂ 2.0 nm(εr = 25, 9, 25)이고, 유효 전극 넓이가 0.20 µm²이다. EOT, 셀 용량, 0.55 V에서 Al₂O₃ 속 전기장을 구하라.

\(E_i = (3.9/\varepsilon_{r,i})V/\text{EOT}\).

\(\text{EOT} = 3.9(4.0/25 + 0.6/9) = 0.624 + 0.260 = 0.884\) nm. \(C/A = 3.9\varepsilon_0/\text{EOT} = 3.91\times10^{-2}\) F/m² = 39.1 fF/µm², \(C = 39.1\times0.20 = 7.81\) fF. \(E_{Al} = (3.9/9)(0.55)/(0.884\times10^{-9}) = 2.70\times10^8\) V/m = 2.70 MV/cm.

접지하지 않은 두꺼운 금속 구 껍질의 빈 공동 안, 중심에서 벗어난 곳에 전하 \(+q\)를 놓았다. 껍질 바깥의 전기장에 대해 옳은 것은?

공동 벽에 \(-q\)가 유도되고 바깥 표면에 \(+q\)가 남는다. 도체 속 장이 0이므로 바깥 표면 전하는 공동 속 사정을 모른 채 바깥 표면(구)의 모양만으로 배치되어 고르게 퍼진다. 껍질을 접지해야 바깥 장이 0이 된다.

충전한 평행판 축전기를 전지에서 떼어 낸 뒤(Q 일정) 판 사이에 유전체 판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옳은 것은?

Q 일정에서 \(C\)가 \(\varepsilon_r\)배가 되면 \(V = Q/C\)와 \(W = Q^2/2C\)가 모두 \(1/\varepsilon_r\)로 준다. 계가 잃은 에너지 \(W_0(1 - 1/\varepsilon_r)\)가 판을 끌어당긴 일이다. 전지를 연결한 경우(V 일정)에는 반대로 에너지가 \(\varepsilon_r\)배로 늘고, 그 두 배를 전지가 공급한다.

개념 확인 퀴즈

정전 평형에 있는 도체 표면 바로 바깥의 전기장이 표면에 수직인 이유는?

도체 안은 \(\mathbf E = 0\)이고 접선 성분은 경계에서 연속이므로(\(E_{1t} = E_{2t} = 0\)) 바깥의 접선 성분도 0이다. 표면 전하는 고르지 않아도(뾰족한 끝) 장은 수직이다.

공기 중 균일한 장 속에 유전체 판을 장에 수직으로 놓았다. 판 속의 장에 대해 옳은 것은?

장이 경계에 수직이므로 법선 성분 \(D\)가 연속이다. 판을 장과 나란히 놓으면 반대로 \(E\)(접선)가 같고 \(D\)가 \(\varepsilon_r\)배가 된다.

게이트 절연막을 SiO₂에서 HfO₂로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C/A = \varepsilon/t\)이므로 εr이 5–6배인 HfO₂는 5–6배 두꺼워도 같은 용량을 낸다. 직접 터널링 전류는 두께에 지수적으로 줄어든다. 절연 내력은 오히려 HfO₂가 작다.

여러 유전막을 직렬로 쌓은 커패시터에 전압을 높여 갈 때 가장 먼저 파괴되는 층은?

모든 층의 \(D\)가 같으므로 \(E_i = D/\varepsilon_i\)가 \(E_{bd,i}\)에 닿는 순서는 \(D_{max,i} = \varepsilon_iE_{bd,i}\)가 작은 순서다. 두께는 상관없다.

전지에 연결된 평행판 축전기에 유전체 판을 밀어 넣을 때의 에너지 출입으로 옳은 것은?

\(V\) 일정에서 \(dW_{cap} = \tfrac12V^2dC\), 전지의 일 \(V\,dQ = V^2dC\). 차이 \(\tfrac12V^2dC = F\,dx\).